문재인 다시 호남으로...김종인은 수도권으로

입력 2016-04-11 16:24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총선을 이틀 앞두고 다시 호남을 방문했다. 호남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대선 불출마 및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상 ‘반문’(反文) 정서를 반드시 뒤집어야하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에서 선거유세를 시작해 경기도, 제주도에서 일정을 마무리하며 비호남 지역 유세에 집중했다.

11일 부산과 경남 양산을 시작으로 선거운동에 나선 문 전 대표는 오후 우윤근(광양·곡성·구례), 백무현(여수을), 송대수(여수갑)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전남을 찾았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호남 방문은 선거유세라기 보다는 선거지원에 무게중심을 둔다”며 “지난 광주방문의 연장선상에서 낮고 겸손한 자세로 시민 속으로 들어간다는 기조”라고 했다. 문 전 대표에게 비판적인 호남 민심을 고려해 떠들썩한 유세 대신 조용한 방문을 강조한 것이다.

당내에서는 지난 8~9일 진행된 문 전 대표의 1차 호남행(行)이 민심에 긍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성수 대변인은 PBC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방문으로) 분위기가 상당히 반전이 되지 않았느냐는 게 저희들의 판단”이라며 “다시 한번 갔다가 오는 것이 막판 표심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장선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가 내려간 것은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인식의 변화가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면서도 “이것이 표로 연결될지는 아직 판단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실질적인 표심을 움직이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하루 서울에서 제주까지 국토를 종으로 횡단하며 격전지 14곳 후보 지원을 위한 강행군에 나섰다. 김 대표는 오전 ‘이제 국민이 바꿔주세요!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해주세요!’라고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출근 인사를 했다. 전현희(서울 강남을) 후보 지원유세가 열린 수서역에서는 “지난 8년간 새누리당 정권에서 경제 형편이 나아졌느냐”며 여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의 민심을 집요하게 공략하기도 했다. 이어 경기 안산, 의왕, 군포, 광명, 부천 등에서 유세차량에 오른 김 대표는 제주로 이동해 새누리당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강창일(제주갑), 오영훈(제주을) 후보를 지원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