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윌렛(29·잉글랜드)은 제80회 마스터스 출전을 망설였다. 아내 니콜이 출산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출산 예정일은 4월 10일(현지시간). 마스터스 우승자가 가려지는 날이었다. 윌렛은 “첫 아이의 출산 예정일이 마스터스 기간과 겹치면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족이 우선이라는 뜻을 밝혔다. 니콜은 제왕절개 수술로 지난 1일 아들을 낳았다. 윌렛은 부랴부랴 마지막 출전 선수(89번)로 등록했다. 그리고 1위에 올라 그린재킷을 입었다. 윌렛에게 아들은 그야말로 복덩이다.
윌렛은 한국시간으로 11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열린 마스터스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는 깔끔한 플레이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5언더파 283타를 친 윌렛은 생애 처음으로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했다.
윌렛은 2013년 니콜과 결혼했다. 그는 마스터스를 제패하자 페이스타임을 통해 아내에게 가장 먼저 기쁨을 전했다. 아내 니콜은 지난 대회 때 ‘파3 콘테스트’에서 남편을 위해 캐디로 나섰다. 또 항상 트위터를 통해 남편을 응원한다. 지난 밸런타인데이 땐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남편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잉글랜드 셰필드에서 영국 성공회 목사인 아버지와 수학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4남 중 3남으로 태어났다. 윌렛은 두 형의 손에 이끌려 골프에 입문했다. 그는 과거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두 형을 꺾을 수 있는 스포츠 종목을 찾아야 했다”며 “골프는 내가 형들에게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종목이었다. 나는 골프에 반해 몇 시간 동안이나 혼자 연습했다”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마스터스 제패 윌렛 "일찍 세상에 태어난 아들이 복덩이"
입력 2016-04-11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