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만난 최유리는 여리여리한 몸매에 수줍은 미소가 풋풋한 걸그룹 멤버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팔을 만져보니 돌덩이가 따로 없었다. 탄탄함을 넘어선 묵직한 돌의 느낌이었다. 세 살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한 역사가 몸에 고스란히 베어있었다.
최유리의 아버지는 우석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아홉 살 때는 아빠가 밤에 도복을 입고 나오라고 했어요. 잠들기 직전이었는데, 아빠를 따라 간 곳이 케이 타이거즈였습니다. 9살 때부터 케이 타이거즈에 들어가서 오빠, 언니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수련을 했어요.”
최유리는 어릴 때부터 태권도 수련을 했지만 여느 10대 아이들처럼 연예인을 좋아했고 특히 가요에 심취했다. 가수가 되고 싶은 소망을 품으며 보컬트레이닝을 꾸준히 받았다. 케이 타이거즈도 딱딱한 태권도 시범만을 보이는 게 아니라 케이팝과 접목해 대중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 최유리에게도 흥이 나는 시간이었다.
최유리는 “퍼포먼스를 할 때 기존의 가요만을 가지고 해서 저희만의 곡을 원했다”며 “저는 걸그룹 콘셉트의 댄스곡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팀명과 동명의 곡인 ‘손날치기’는 크레용팝 느낌이 나는 대중적이면서도 독특한 스타일라고 귀띔했다.
최유리는 태권도 국가대표의 꿈을 2014년에 이뤘다. 30세 이하에서 전국에서 1명을 뽑는데 수백 대 일의 경쟁률 속에 당당히 뽑힌 것이다. 그는 “제가 뛰어난 실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체형도 약한 편인데 국가대표가 된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며 “어릴 때부터 경기를 하기 전에 늘 기도하고 시작했다”고 전했다.
모태신앙인 최유리는 부모님과 일산에 위치한 선한교회에 다니고 있다. 케이 타이거즈 멤버들과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Compassion)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최유리는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들과 함께 놀기도 하고 연탄도 나르고 태권도 공연을 보여주기도 한다”며 “10명 정도의 멤버와 간다. 션 황보 송은이 심태윤 정혜영 예지원 등 크리스천 연예인도 직접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엄청 바쁘실 텐데, 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정말 감동이고요. 믿음 안에서 기쁨으로 하시는 모습을 배우고 있어요.”
최유리는 컴패션에서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으로 션을 꼽았다. 그는 “TV에서나 실제나 똑같다”며 “아내와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실제로도 똑같이 크게 느껴진다. 정말 천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태권도 국가대표의 꿈을 이룬 최유리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랩을 굉장히 좋아해서 미국, 영국 유명 래퍼의 음악을 매일 듣는다”며 “가사도 쓰고 작곡도 배우고 있다. 건강한 래퍼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이 “저도 컴패션 연예인들처럼 하나님에게 받은 은혜와 사랑을 세상에 나누며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