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스피스, 아 12번홀. 쿼드러플 보기로 무너져

입력 2016-04-11 08:54
11일(한국시간) 마스터스 최종일 12번홀에서 조던 스피스가 두번 볼을 물에 빠트린 뒤 두번째 드롭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2016 마스터스 우승자 대니 윌렛이 18번홀을 파로 마무리한 뒤 캐디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AP뉴시스
최연소 대회 2연패를 노렸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12번홀(파3) 쿼드러플 보기로 무너졌고, 유럽 투어 4승이 고작인 대니 윌렛(잉글랜드)이 마스터스 두 번째 출전만에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11일(한국시간) 제 80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가 열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 디펜딩챔피언 스피스는 전반 6번홀부터 9번홀까지 4홀 연속 버디를 잡는 등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5타 차 선두를 지켰다. 최연소 대회 2연패를 거의 손에 쥐는 듯 했다. 하지만 방심 탓이었을까. 후반들어 스피스의 악몽이 시작됐다. 특히 11~13번홀은 악명 높은 ‘아멘 코너’였다.

10번홀 보기를 시작으로 아멘 코너 첫 번째 홀인 11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범했다. 그 사이 두 홀 앞서 플레이 하던 윌렛이 13~14번홀 연속 버디로 2타차로 좁혀왔지만 여전히 스피스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스피스에겐 12번홀은 차라리 지옥에 가까웠다. 티샷이 그린 앞 워터 해저드에 빠졌고, 1벌타 후 친 세번째 샷도 뒤땅을 치면서 물에 들어갔다. 벙커를 거쳐 6번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스피스는 무려 7타만에 홀아웃했다. 3홀에서 무려 6타를 잃은 것.

2011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최종라운드에서 전날까지 4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12번홀에서 4퍼트를 하고 더블보기를 하는 바람에 우승이 좌절됐었다. 버바 왓슨(미국)은 2013년 대회 2연패를 노렸지만 최종라운드 이 홀에서 3차례 볼을 물에 빠트리며 10타를 적어내고 고개를 떨궜다.

윌렛은 이븐파로 출발했지만 마지막 날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쳤다.

윌렛은 16번홀(파3)에서 천금같은 버디를 잡으면서 스피스를 4타 차이로 벌렸고 17번, 18번홀을 파로 마무리하면서 스피스의 경기를 지켜봤다. 스피스가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윌렛의 우승은 결정됐다. 윌렛은 스피스와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등 공동 2위를 3타 차로 따돌리고 1996년 닉 팔도 이후 잉글랜드 선수로는 20년 만에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유럽 출신 선수 우승도 1999년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 이후 17년만이다. 윌렛은 아내의 출산이 임박해와 대회 출전을 망설였지만 출산이 앞당겨져 맨 마지막인 89번째로 출전 신청을 해 골프 인생 최고의 날을 맞이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