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리, "케리, 원폭 사과하러 히로시마 가는 것 아니다"

입력 2016-04-11 08:01

미국 정부는 10일(현지시간) 존 케리 국무장관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은 과거 원자폭탄 투하에 대한 사과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케리 장관과 함께 일본을 방문 중인 익명의 한 미국 관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케리 장관이 (과거 원폭 투하에 대해) 사과를 하려고 히로시마에 온 것이냐고 여러분이 묻는다면 그것에 대한 내 대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이어 “혹시 여러분이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 이 비극적 사건에 대해 모든 미국인과 일본인이 슬퍼한다고 케리 장관이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에 대한 내 대답은 ‘그렇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케리 장관의 히로시마평화공원 방문이 자칫 미 정부의 사과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걸 경계한 것이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 참석 차 일본을 방문 중인 케리 장관은 각국 외무장관들과 함께 히로시마평화공원을 둘러볼 예정이다.

미군은 1945년 8월6일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했으며, 이로 인해 주민 14만 명이 숨졌다. 또 사흘 뒤에는 나가사키에 추가로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미국은 줄곧 이 원폭 투하에 대해 2차 세계대전을 종식하고 미군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필요악’으로 규정해왔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