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꼭 하고 싶었던 우승을 하게 돼 기뻐요. 앞으로 2승, 3승을 이어가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10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데뷔 3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장수연(22·롯데)은 “많은 도움을 주신 아버지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며 소감을 이어갔다.
장수연은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 타이인 8언더파 64타를 몰아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장수연은 양수진(25·파리게이츠), 이승현(25·NH투자증권)을 2타차로 제치고 첫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양수진과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18번홀(파5)에 나선 장수연은 187m 남기고 4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샷으로 볼을 그린 에지에 떨구며 기세를 올렸다. 같은 조의 양수진은 그린을 크게 넘겨 어프로치 샷이 쉽지 않아보였다. 찬스를 잡은 장수연은 10m 칩인 이글로 한꺼번에 2타를 줄였다.
그는 “그냥 홀을 지나치게 치자는 마음으로 자신 있게 칩샷을 한 게 이글로 이어졌다”고 기뻐했다.
2013년 프로에 데뷔한 장수연은 그동안 74개 대회에 출전하는 동안 준우승만 4차례 하면서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특히 고교생이던 2010년 KLPGA 투어 현대건설 서울경제오픈에서 어이없는 벌타를 받아 우승을 놓친 아픔이 있었다. 15번홀(파4)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샷을 할 때 캐디백을 옆에 뉘여 둔 것이 화근이 됐다. 캐디백으로 방향 잡는데 도움을 받았다는 의심을 사 2벌타를 받았고, 이정은(28·교촌F&B)과 연장전 끝에 우승을 놓쳤다.
당시 직전 대회인 LIG클래식에서 아마추어 배희경이 우승한 뒤여서 “2주 연속 아마추어에 우승을 내줄 수 없다”는 협회의 억지스런 행정의 희생양이었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그때 일은 벌써 잊어버렸다”는 그는 “하지만 오랫동안 슬럼프가 와 극복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해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오는 23일 미국 하와이에서 개막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에 스폰서 초청 선수로 출전한다. 미국 땅에서 열리는 LPGA 대회로는 첫 출전이다.
장수연은 “선수로의 꿈이 LPGA에 진출하는 것인데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Q스쿨을 봐 LPGA에 꼭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까지 우승경험이 없어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 섰어도 불안했는데 이제는 좀 더 자신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서귀포=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큰 짐 내려놓은 장수연, "6년전 일은 잊어버렸어요"
입력 2016-04-10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