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누구도 투표 결과에 따른 승패 여부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과반 확보’라는 승패 기준에 공감하는 당내 전략가와 여론조사 전문가들조차 “까봐야 안다”며 전망을 거부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 중 1~2%만 움직여도 선두가 뒤바뀌는 초박빙 선거구가 수도권에만 30여 곳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민일보가 10일 여야 선거 전략가들의 자체 예측과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한 결과 수도권 122석 가운데 서울 16곳, 경기 11곳, 인천 4곳 등 31개 지역이 5% 미만의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접전지로 분류됐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서 각각 37석과 30석을 우세 내지 경합우세 지역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31개에 달하는 수도권 초박빙 지역의 승패가 총선 전체 성적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새누리당의 안정적 과반 확보를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55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며 “초접전지가 몰려 있는 서울의 결과가 전체 승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별로 역전과 재역전을 되풀이하는 등 여야가 대표적인 초박빙 지역으로 꼽은 곳은 서울 용산이다. 지난 1~3일 국민일보·CBS·리얼미터·조원씨앤아이 공동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 포인트)에서는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34.7%)가 더민주 진영 후보(33.1%)를 1.6% 포인트로 앞섰다. 하지만 지난 7일 발표된 중앙일보 조사(엠브레인·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0% 포인트)에선 진 후보가 32.1%를 얻어 31.9%를 얻은 황 후보를 제쳤다.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더민주 정세균 후보가 맞붙은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도 여론조사 기관마다 선두가 바뀌는 예측 불허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세 번째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경기 고양갑과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와 더민주 김진표 후보의 신설 선거구 쟁탈전이 벌어진 경기 수원무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밖에 새누리당 이재영 후보와 더민주 심재권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서울 강동을 등에서도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는 ‘깜깜이’ 상황에서 후보들은 피말리는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야는 선거 막판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 지도부와 스타급 인사들을 총 동원해 막판 부동표 표심잡기에 매진하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수도권 초박빙 31개 선거구 결과가 총선 승패 가른다
입력 2016-04-10 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