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골프장에선 캐디가 중요하다!...'한라산 브레이크'

입력 2016-04-10 16:21 수정 2016-04-10 17:30

제주도의 골프장은 ‘한라산 브레이크’라는 착시현상이 있다. 한라산 기슭에 조성된 골프장 그린은 한라산 반대방향으로 볼이 흘러 내린다. 아무리 오르막처럼 보여도 평지이거나, 내리막처럼 생겨도 오르막인 경우가 허다하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개막전인 롯데마트 여자오픈이 열린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의 경우 4~6번홀과 10·11번홀, 15번홀이 이런 착시현상이 심한 곳이다. 골프장 그린 옆에는 아예 한라산 쪽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을 정도다. 착시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캐디 역할이 중요해진다. 10일 끝난 롯데마트 여자오픈은 예년보다 하우스 캐디(현지 골프장 소속 캐디)를 고용한 선수가 많았다. 주로 전문 캐디가 없는 신인급 선수들이다. 22명이 하우스 캐디를 썼고 이 가운데 10명이 컷을 통과했다.

챔피언조의 조정민(22·문영그룹), 이다연(19)도 하우스 캐디를 고용했고, 같은 챔피언조의 아마추어 최혜진(17·부산 학산고)은 3라운드까지 하우스 캐디가 백을 멨다. 특히 루키 이다연의 하우스 캐디는 2012년 김효주(21·롯데)가 아마추어로 우승할 당시 캐디였다.

하우스 캐디는 일당 20만원을 받는다. 그 선수가 우승이라도 하면 일반적으로 100만원 내외의 보너스를 부수입으로 챙긴다.

SBS골프 코스 해설자인 박시현 프로는 “이 골프장처럼 마운틴 브레이크가 많은 코스일 수록 하우스 캐디를 쓰는 게 절대 유리하다”며 “앞으로 제주도 대회에서 하우스 캐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승은 장수연(22·롯데)에게 돌아갔다. 장수연은 이날 코스레코드 타이인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데뷔 3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양수진(25·파리게이츠)과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18번홀(파5)에 나선 장수연은 세컨드샷을 그린 에지에 떨군 뒤 10m 칩인 이글로 한꺼번에 2타를 줄였다.











서귀포=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