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12.19%에 달했다. 총선에선 처음 실시된 것이지만 사전투표가 실시됐던 지방선거 때와 비교하면 역대 최고치다. 특히 여야 텃밭인 영남과 호남이 각각 투표율 꼴찌와 선두를 기록해 총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9일 진행된 4·13 총선 사전투표에 유권자 4210만398명 중 513만1721명(12.19%)이 참여했다고 10일 밝혔다. 2014년 6·4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11.49%보다 0.7% 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고동저’(西高東低) 현상이 뚜렷했다. 야세가 강한 전남은 18.85%로 전국 17개 시·도 중 사전투표율 1위를 기록했고, 광주(15.75%)가 뒤를 이었다. 반면 부산(9.83%), 대구(10.13%)는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격전지가 몰린 서울(11.61%)과 경기(11.16%)도 평균에 못 미쳤다.
지역별로는 경합지 중심으로 사전투표율이 높았다.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가 대결한 서울 종로 사전투표율은 14.17%에 달했다.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와 더민주 김부겸 후보, 새누리당 이인선 후보와 무소속 주호영 후보가 각각 맞붙는 대구 수성구 역시 사전투표율이 14.59%나 됐다.
전체 사전투표율은 높아졌지만 당초 기대치인 14~15%에는 미치지 못해 최종 투표율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순히 ‘투표일 분산효과’만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사전투표율 분석에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특히 텃밭 투표율 저조가 지지층 이탈 분위기를 반영한 현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투표장에 나가지 않겠다는 핵심 지지층의 마음을 돌리지 않을 경우 전체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당 지지층이 얼마나 마음을 돌렸는지 자신할 수 없고 사전투표를 본다면 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지자가 많은 대구와 부산에서 사전투표가 낮았다는 건 전체적으로 이분들이 투표장에 안 나올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여야 텃밭 투표율이 비례대표 의석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텃밭의 경우 교차 투표 가능성이 낮고 이미 영남권 유권자가 많은 상황이어서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 사전투표자 수는 영남권이 125만5187명으로 광주와 호남 투표자 74만1240명의 2배 가까이 됐다.
더민주 역시 사전투표율 상승을 호재로만 여길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은 “최근 젊은 층이 사전투표에 관심을 많이 보였지만 아직 어느 계층이 실제 투표에 참여했는지는 모른다”며 “젊은 층 투표율이 높다고 바로 유리하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에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사전투표율 역대 최대...전체 투표율 60% 넘나
입력 2016-04-10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