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과 층간 냄새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와 네티즌들을 씁쓸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웃간 대화와 조정보다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세태를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라는 지적입니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장의 사진과 짧은 설명이 게재됐습니다. 네티즌 '안개***'는 '아파트 층간소음 VS 담배연기'라는 제목으로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알림과 반박 글을 포착해 공개했는데요.
사진을 보면 A4용지에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지 맙시다. 제발 부탁입니다 (3층 거주자분). 아이가 있는 집 입니다"라고 큰 글씨로 쓰여있다. 위층이 아래층에 흡연을 자제해 달라는 호소로 보입니다. '3층 거주자분'이라고 꼭 찍어 적시한 것을 보면 말이죠.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호소문에 덧붙은 빨간 글씨가 그것입니다. 글씨가 작아 사진으로 잘 안 보이는데요. 인터넷에 사진을 올린 네티즌이 직접 내용을 적어놨습니다.
붉은 글씨 전문입니다
"5년 동안 끊었던 담배를 그 아이가 뛸 때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피게되었습니다. 제발 못뛰게 부탁드립니다(다음부턴 이런식으로 말고 얼굴보고 말씀하세요)."
3층 거주자가 윗집 소음을 못이겨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됐다면서 아이가 뛰지 않도록 부탁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이런 식으로 말고 얼굴 보고 말씀하세요"라며 공개적인 망신주기식 호소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네티즌들은 위 아래집 모두 문제라는 반응입니다. 지극히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거죠. 한 네티즌은 "통쾌한 반격일지 모르겠지만 소음 스트레스로 흡연한다는 것도 설득력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웃 간에 언제까지 이러고 살 수는 없지 않을까요? 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아파트 입주민 모임의 조정과 중재 역할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