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쉬세요’ ‘도전해봐’ ‘희망-그래’ ‘삶·춤추는 여인들’ 등 작품이 재미있고 익살스럽다. 4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아라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현포(玄浦) 이만일 작가의 작품들이다. 1980년대부터 서예와 전각 작업을 해온 작가는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순수한 인간상을 특유의 따뜻한 감성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번에 가족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100여점을 내놓았다.
그의 작품은 미송(美松)에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새기는 방식으로 작업한 것이다. ‘삶’이라는 주제로 농부가 쟁기질을 하는 모습, 아낙네가 씨를 뿌리는 장면을 담은 작품이 있고, ‘인내를 이루라’ ‘덕을 쌓아라’ ‘온유하며 오래 참고’ 등 교훈적인 글귀를 적은 작품도 있다. ‘울 엄마’ ‘아버지’ ‘당신이 큰 힘이 돼’ 등은 가족사랑을 전하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하나님 사랑’ ‘믿음’ ‘소망의 인내’ ‘꿈·기도’ ‘범사에 감사’ 등은 기도하면서 만든 작품이다. 전각은 노동과 시간 그리고 장인정신의 결합체이다. 작가는 전각을 인장의 차원을 넘어 목판화처럼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은은한 색감이 담긴 종이와 나무 위에 한 획 한 획을 긋거나 새기며 작업하는 그의 작품 속에는 인내와 포용이 스며들어 있다.
올곧은 마음으로 모든 대상을 사랑하고 공경하며, 큰 것을 바라거나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자연과 벗 삼아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사랑’ ‘빛’ ‘삶’ ‘정’ 등의 글귀를 따라가다 보면 즐거움을 찾아가는 순수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마주하게 된다. 서예가 선(線)의 예술이라면 전각은 조각이 더해진 선의 예술이다. 그의 선에는 동양화 고유의 기(氣)와 감정이 충만하다.
작가는 1983년 한국미술대전 서예 특선을 시작으로 2012년 대한민국 서예문인화대전 서각 특선까지 숱한 수상을 기록했다. 현재 서예문화대전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예에서 느낄 수 있는 운율의 아름다움과 전각이 가지고 있는 기운생동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순수한 인간상을 그만의 감성으로 그려냈다(02-735-9938).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따스한 감성으로 빚어내는 서예·전각 예술가 이만일 ‘희망-그래’ 전 공아트스페이스
입력 2016-04-10 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