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 MPK회장 혐의인정, "관리인과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입력 2016-04-09 13:45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정우현(68) MPK 그룹 회장이 9일 경찰에 출석했다. 정 회장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정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2시간50분가량 조사했다. 회색 정장 차림으로 경찰서 로비에 나타난 정 회장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미리 준비해 온 사과문을 읽었다.

정 회장은 “몸과 마음의 상처를 입은 관리인(경비원)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분노하신 많은 국민들께도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성숙하지 못한 생각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그는 지난 2일 오후 10시30분쯤 서울 서대문구의 한 건물에서 경비원 황모(58)씨의 뺨을 두 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MPK그룹 소유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건물 밖으로 나가려 했으나 황씨가 규정에 따라 문을 닫아 나가지 못했다. 이어 사과하기 위해 식당을 찾아 온 황씨의 목과 턱 사이를 두 차례 손으로 때렸다. 이 장면은 모두 CCTV에 찍혔다.

오후 12시50분쯤 조사를 마치고 형사과 사무실을 나온 정 회장은 차량에 탑승해 경찰서를 떠날 때까지 회장직을 사임할 의사가 있는지, 황씨와의 합의는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정 회장에게 폭행 혐의가 아닌 감금이나 상해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의 여부를 조사했으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죄는 피해당사자가 처벌을 원치 않을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정 회장은 지난 7일 황씨의 자택까지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참고인 몇 명을 더 조사한 뒤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