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경선에서 승승장구하던 도널드 트럼프가 위스콘신에서 제동이 걸리며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위스콘신은 공화당의 발상지로 트럼프는 이곳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에게 크게 패해 대권행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5일(현지시간) 위스콘신 경선에서 35.1%를 얻어 48.2%를 획득한 크루즈 상원의원에게 참패했다. 크루즈 의원은 위스콘신 할당 대의원 42명 가운데 36명을 차지했다. 트럼프는 위스콘신 패배로 최종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매직넘버(1237명)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위스콘신은 공화당의 발상지다. 공화당은 1854년 위스콘신주 리폰에서 창설됐다. 위스콘신의 표심은 잦은 ‘막말’로 논란을 일으키며 공화당의 전통 가치와 충돌해 온 트럼프와 거리가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현재 후보별 누적 대의원(CNN 기준)은 트럼프 746명, 크루즈 513명,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145명 등이다. 트럼프는 7월 전당대회까지 매직넘버를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때까지 과반 대의원을 확보한 후보가 없으면 공화당은 지도부의 개입 아래 ‘중재 전당대회’를 실시한다. 공화당 이너 그룹들이 트럼프 ‘낙마’를 공개적으로 주도해 왔기 때문에 트럼프의 대권후보 지명은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뉴욕 토박이인 트럼프는 오는 19일 뉴욕 경선에서 다시 승기를 되찾아 오겠다고 벼르고 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막말’ 트럼프, 대권행 발목 잡은 위스콘신은 ‘공화당 발상지’
입력 2016-04-09 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