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에 이어 공무원 시험 관리도 허술

입력 2016-04-08 20:18

공시생 침입사건으로 정부청사 방호와 보안에 구멍이 확인된데 이어 7급 공무원 시험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했던 공시생 송모(26)씨가 1차 지역우수인재 선발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8일 “송씨가 서울 신림동 M학원에서 1차 지역인재 선발시험 문제지 1부와 답안지 2부를 훔쳤다고 자백했다”며 “관련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송씨의 휴대전화 기지국 통신 수사를 통해 송씨가 올 1월 8~10일 서울 신림동에 간 이유를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공무원 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1차 지역우수인재 선발시험은 지난 1월 치러졌으며, 송씨는 평균 81점으로 277명 응시생 중 2등으로 합격했다. 1차 선발시험은 지역인재를 뽑아 ‘2016년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부여하는 일종의 예비고사다.

일반적으로 지역인재를 선발하는 지역 대학은 1차 시험을 공무원 시험 전문 사설학원에 시험 출제와 답안지 채점 등 관리를 맡겨 왔다.

송씨가 재학 중인 대학은 1차 시험을 서울의 M학원에 의뢰했고, 이 학원이 출제한 문제지로 지난 1월 23일 대학 내에서 시험을 실시했다. 앞서 시험 전날 대학 담당자가 서울에 올라가 학원 측으로부터 시험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은 언어논리와 자료해석, 상황판단 등 3과목으로 구성돼있고 각각 100점씩 총 300점이 만점이다. 송씨가 재학 중인 대학에선 22명이 응시했고 1등인 송씨를 포함한 7명이 지역인재로 선발됐다.

국가 공무원을 선발하기 위한 1차 시험을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할 수밖에 없는 대학과 사설 학원에 맡겨왔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