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8일 “이번에 선거가 진행되는 20대 국회는 확 변모되는 국회가 되기를 여러분과 같이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앞으로 창업에 도움 되는 법안들은 지체없이 빨리빨리 통과시켜 주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많이 주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과 관련해 이런 언급을 한 것은 20대 국회는 경제·민생을 챙기는 국회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해외순방을 마친 뒤 불과 이틀 만에 충북과 전북 지역을 전격 방문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충북·전북 방문에 대해 “총선 일정과 관계없는 창조경제 성과 확산 행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의 선거개입 비판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여야가 첨예한 접전을 펼치는 충북과 야당 텃밭인 전북 지역을 방문한 것은 선거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박 대통령의 총선 직전 지역행보는 노골적인 여당 지원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은 오전 청주시에 위치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 이어 오후 전주시의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잇따라 방문했다. 2개 지역을 하루에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대통령의 혁신센터 방문은 지난 2월 대전, 3월 대구·경북, 부산, 충남 아산, 경기 판교에 이은 6·7번째다.
충북센터가 위치한 청주 4개 선거구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후보들 간 접전 지역이다. 박 대통령의 청주 방문이 여당의 ‘중원 확보’를 위한 계산된 방문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전주는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나선 곳으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직접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야당의 텃밭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는 곳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충북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창조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후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로 이동했다. 전북센터에선 전담 대기업(효성)과 보육 기업 간 상생모델을 통한 창조경제 구현을 독려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전주가 청주와 거리도 멀지 않고 출범 1년이 넘은 창조경제혁신센터로 성과도 많이 내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행사에 정치인을 일절 초청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야권은 청와대의 본격적인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선거운동이 가장 치열할 때 충북을 방문하는 것은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통령은 공정한 선거관리와 선거중립 의무를 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상돈 선대위원장도 논평을 통해 “경합지역 방문은 부당한 선거 개입으로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박 대통령 "20대국회는 확 변모하는 국회돼야" 충북.전북 전격 방문
입력 2016-04-08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