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은 ‘화물차 앞에서 스텝 밟는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과 유명 커뮤니티 등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영상은 30초 정도로 짤막한데 보행자를 친 화물차 블랙박스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근데 보행자 A씨의 행동이 좀 이상해 보입니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옆을 걸어가던 A씨는 화물차가 달려오는 것을 보고도 서둘러 피하지 않습니다. 그는 화물차와 거의 충돌하기 직전에 걸음을 멈춘 뒤 춤을 추는 듯한 행동을 하는데요. 심지어 손을 상의 주머니에 넣고 말이죠. A씨는 결국 화물차에 받혀 도로 위에 나뒹굽니다.
네티즌들은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보행자를 치게 된 화물차 운전자를 위로하는 댓글도 많았는데요.
인터넷에서는 보행자의 행동을 분석하려는 글이 쏟아졌습니다. 그는 왜 차가 달려오는 걸 보고서도 서둘러 도로를 건너지 않았을까요. 네티즌들의 의견은 크게 페이스북 좋아요를 노린 따봉충의 행동이라는 것과 화물차의 기세에 눌린 행동이라는 것으로 나뉘었습니다.
고의로 화물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려다 사고를 냈다는 분석부터 보실까요?
네티즌들은 A씨가 화물차 사고를 당하기 직전 이미 맞은편 도로를 건너면서도 승용차를 간발의 차로 피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사진 1 참조). 페북 인기를 노리고 달리는 차량들을 위태롭게 피하는 영상을 촬영하다 사고를 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20만건을 받으면 도로에서 스텝을 밟으며 차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겠다는 공언을 한 자가 있다. 페북 없애야 돼’라는 댓글도 있었는데요. 페북을 뒤져봤지만 이게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A씨가 달려오는 화물차에 놀라 제대로 피하지 못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화물차가 사고 직전 1차전에서 달리는 승용차를 피하면서 우측 깜박이를 켰는데 A씨가 이를 보고 화물차의 우회전을 예측한 것 아니냐는 주장입니다.(사진 2 참조) A씨는 화물차가 우회전할 것으로 믿고 서있다가 사고를 당한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여기에도 허점은 있습니다. 블박 영상을 보면 사고 장소에는 우회전할 수 있는 도로가 없습니다. 길은 있지만 웬일인지 다른 커다란 화물차가 아예 그 길을 막고 있습니다. 화물차의 진행방향을 오해했다고 해도 A씨가 도로를 서둘러 건너지 않은 점 또한 의문입니다. 화물차가 직진하든 우회전하든 A씨가 미리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나서는 안 될 사고입니다. 보행자가 부디 크게 다치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사고에 휘말린 화물차주에게도 위로 드리고요. 어찌된 상황인지 정확히 아는 분이 계시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