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퍼스트레이디인 유미 호건(57)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이 7일(현지시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김현수 선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박병호 선수(30·미네소타 트윈스)를 경기장으로 찾아가 격려했다.유미 호건 여사는 이날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를 방문해 두 선수의 소속 팀간 경기가 펼쳐지기 전 선수대기실에서 김현수와 박병호를 함께 만났다.
유미 여사는 시범경기 부진으로 선발 출전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는 김현수에게 “기죽지 말고 한국인의 기개를 발휘해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현수는 2년간 700만달러를 받고 메릴랜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으나 성적부진으로 구단과 갈등을 빚었다. 김현수는 구단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행사하고 개막로스터 25인에는 포함됐으나, 개막전 이후 내내 벤치만 지켰다.
유미 여사는 “김현수에게 ‘경기 없는 날에 김치찌개를 대접하겠다’고 제안했다”면서 “김현수 선수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든 한국인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유미 여사는 김현수와 박병호 사이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주지사 관람석으로 이동한 뒤 경기를 끝까지 관람했다. 남편인 래리 호건 주지사는 다른 일정으로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동양화가이자 메릴랜드 인스티튜트 칼리지 교수인 유미 여사는 미국에서 세 아이를 홀로 키우다가 2004년 백인 노총각 래리 호건과 재혼했다. 남편이 2014년11월 선거에서 이겨 지난해 주지사 관저로 이사할 때 유미 여사는 김치냉장고를 챙겨갈 만큼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유미 여사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는 나란히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경기는 볼티모어가 4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벅 쇼월터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막 홈 6연전이 끝나기 전에 김현수를 경기에 내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현수는 8~10일 펼쳐지는 탬파베이 레이즈와의 홈경기 중 출전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는 “기회가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고, 찬스가 오면 실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볼티모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