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오빠 귀엽다”… 숟가락 입에 물고 잠든 소방관에 대륙이 열광

입력 2016-04-08 12:59 수정 2016-04-08 13:57

손으로 받쳐 든 컵라면, 플라스틱 포크는 입에 문채 잠들어 버렸다.

밤샘 작업으로 지친 한 소방관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이 중국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장쑤성 창저우에 근무하는 소방관 궈우징(26). 네티즌들은 ‘컵라면오빠’로 부르며 “정말 존경스럽다” “귀엽다”며 열광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한 화학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 120여명이 긴급 출동했다. 휴가를 내고 산시성 고향에 갈 생각이었던 궈우징은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마침 이날은 딸의 두 번째 생일이었다. 계획대로라면 딸의 재롱을 보며 생일 파티를 했어야 했지만 현장에서 밤을 새웠다. 이튿날 오전 8시 현장 투입조에서 잠시 휴식을 위해 후방 지원으로 물러났다. 전날 저녁을 먹지 못한 궈우징은 컵라면을 꺼내 뜨거운 물이 오기를 기다리며 포크를 입에 물었다.

그러다 잠이 들었다. 오래 자지는 못했다. 30분 뒤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래고 다시 소화기를 들었다. 31일 저녁 본부로 돌아와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때서야 딸에게 전화를 걸어 생일 축하를 했다.

화학공장 화재는 발생 3일 만인 4월 1일 오후 8시가 되서야 완전히 진압됐다. 궈우징은 중국 현대쾌보 기자에게 “사실 현장에는 나말고도 많은 전우들이 자고 있었다”며 쑥쓰러워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