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지원인력 소진 막자" 한반도평화연구원 포럼

입력 2016-04-07 16:46

한반도평화연구원과 미래나눔재단은 7일 서울 중구 퇴계로 열매나눔재단 빌딩에서 ‘북한이탈주민 지원 인력의 소진 대처 및 극복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돕는 인력의 정서적, 신체적 소진이 심각하고 이것이 근로의욕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북한이탈주민 지원인력은 하나원과 하나원 수료 이후 거주지·취업·신변 담당관, 정착도우미, 교육 종사자 등으로 나뉜다. (표 참조)

김현아 서울사이버대(심리학과) 교수는 북한이탈주민 지원을 담당하는 12명의 인력과 심층 면담을 가진 결과를 근거로 이들이 가진 애로사항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지원인력들은 먼저 북한이탈주민 지원업무에 대한 지나친 사명감과 헌신을 강조하면서 수직적 소통체계를 가진 조직 분위기에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탈주민과 지나치게 밀착돼 있어 사적인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며 “때문에 소진을 경험해도 표현할 수 없고 이것은 곧 무력감을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원인력들은 이탈주민이 남한사회에 빠르게 정착하도록 변화를 유도해야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탈주민들이 보이는 불안정한 태도와 남한문화에 대한 거부반응 탓에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소진 극복방안을 제시한 유시은 고려대(의생명연구센터) 교수는 우선 북한이탈주민 지원 인력을 위한 보상제도 도입과 사적 공간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유 교수는 “북한이탈주민 지원 인력기관은 민관이 출원한 곳을 제외하고 대부분 후원으로 운영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근무 여건이 열악하고 협소해 사적인 공간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어 타인과의 물리적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워지면서 스트레스 강도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또 북한이탈주민 공동체를 지원하는 인력에 대한 별도관리도 필요하고 했다. 그는 “북한이탈청소년들은 대체로 탈북 후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들을 지도하는 인력은 개인 시간과 공간의 구분 없이 함께 생활하면서 육체적·심리적인 부담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청소년 지원인력들은 공동체 생활의 규율을 잡는 사감, 대리부모, 교사 등 다중 역할을 감당한다”며 “이 과정에서 이탈청소년들과 지원인력사이에 마찰이 발생하면 감정의 골이 생기고, 반복되면 자연히 신체적 정서적 소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관리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