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뉴스] “세상은 넓고 진상은 많다”

입력 2016-04-08 00:01 수정 2016-04-08 00:01









“화학반응의 전후에서 반응물질의 전질량과 생성물질의 전질량은 같다”

질량 보전의 법칙 사전적 의미입니다. 다른 말로는 질량 불변의 법칙이라고도 합니다. 이 법칙은 화학 뿐 아니라 세상 만물에 적용되는 듯합니다. 물론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으니 확정 지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이 법칙에 비유해 사회현상을 조롱한 신조어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물 공통의 법칙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회자되는 건 ‘진상 보존의 법칙’입니다. 진상 보존의 법칙은 언제 어디서나 예의 없고 몰염치한 인간은 존재한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특히 식당이나 백화점 등 상점에서 예의 없이 행동하는 고객들을 진상고객이라고 말하는데요. 그들의 유형 또한 다양합니다.

위조지폐를 내거나 무전취식 하는 범죄형부터 자녀와 함께 방문해 가게 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 사과는커녕 아이의 기를 죽인다며 되레 큰소리치는 적반하장형 까지 가지각색입니다. 그런데 이런 진상 고객이 헬조선이라고 폄하하는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최근 온라인에선 세계 각국의 포진된 진상고객에 관한 릴레이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한 네티즌이 캐나다에서 유학하면서 만난 진상고객을 유형별로 정리한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시작됐는데요. 게시물을 본 또 다른 네티즌이 독일에서 만난 진상고객을 소개하면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두 나라 모두 유형은 비슷했으며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선 한 이 자신의 트위터에 진상고객에 대한 최후통첩까지 날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은 그야말로 진상고객에 대한 고발의 장이 됐죠.

네티즌들은 “세상은 넓고 진상은 많다”는 댓글로 이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진상 보존의 법칙이라고 쓰고 진상 불변의 법칙이라 읽습니다. 그리곤 손끝뉴스를 보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당신이 바로 ‘진상’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그래픽 공희정 기자 jjing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