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앞두고 사죄모드로 지지층 결집 노린 새누리당

입력 2016-04-07 18:26

새누리당이 이번 주말 실시되는 사전투표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읍소 전략에 나섰다. 중앙선서대책위원회를 열어 여권 분열을 사과하고 ‘화해’ 퍼포먼스도 폈다.

김무성 대표는 7일 오전 서울 유세 도중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선대위 회의를 열고 “공천과정에서 국민 눈 밖에 나는 잘못을 저지르고 너무나 실망시켜드렸다”며 “평생 새누리당을 응원해주신 국민께서 마음이 상하셔서 정치에 환멸을 느끼시고 투표할 마음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새누리당이 일대 위기를 맞게 됐다”고 호소했다.

그는 “전적으로 저희 잘못이지만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의 과반수가 깨지고 운동권 세력이 지배하는 여소야대 국회가 되면 정말 국정이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가 마비되고, 식물 국회, 식물 정국, 식물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당 자체 판세분석과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여소야대가 될 수 있다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새누리당이 공천과정에서 지지층들에게 투표를 포기할 만큼 큰 실망을 안겨드렸기 때문”이라고 사과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우리 당이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지 못했다. 당의 맏형인 제 책임도 있다. 거듭 사과드린다”며 “총선에 꼭 투표해 나라를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 등은 회의 전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나눠들고 사죄했다.

새누리당은 ‘반성과 다짐의 노래’(반다송) 동영상도 공개했다. 가수 윤형주씨의 연가를 개사한 노래로 김 대표와 김을동·안대희 최고위원, 황우여·정병국·오세훈·나경원 의원 등 수도권 선대위원장이 출연해 “정신차릴게요” “안 싸울게요” “잘 할게요”라며 노래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조동원 홍보본부장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사과와 반성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회의론도 있었지만 그래도 고개 빳빳이 들고 잘난 척 하는 것 보다는 계속 사죄하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선거운동 방식도 자숙 모드로 바꿨다. 서울 강서갑 지원유세에서 사회자가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자 “하지 말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