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개막전 세 경기 만에 스타가 된 선수가 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신인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다. 개막 3연전 연속 홈런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웠다.
이 스토리의 스토리(이야기)가 재미있다. 지난해 7월 콜로라도 로키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콜로라도의 트로이 툴로위츠키와 라트로이 호킨스를 토론토로 보내고, 토론토는 주전 유격수인 호세 레예스를 떠나보냈다. 고작 신인에 불과했던 스토리가 주전을 꿰찰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스토리는 유망주에 불과했다. 고졸 신인으로서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5순위로 지명돼 계약금 95만 달러에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537경기 출전 타율 0.263 70홈런 284타점이다. 지난 시즌 트리플 A와 더블 A에서 나란히 10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 트레이드가 스토리에게 행운을 가져다줬다. 유망주였지만 신인이기에 빅리그 데뷔를 엄두도 못내는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주전 유격수 레예스가 아내 폭행 혐의로 개막 25인 로스터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스토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 시범경기에서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0(53타수 18안타) 6홈런 1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결국 스토리는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됐고, 개막전부터 선발출장했다. 지난 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와의 개막전 때에는 최정상급 투수 잭 그레인키를 상대로 홈런 두 방을 쳐냈다. MLB닷컴은 “147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시즌 개막전에 데뷔한 신인이 홈런 2개를 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스토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튿날 셀비 밀러에게도 홈런을 빼앗았다. 1954년 세인트루이스의 조 커닝햄에 이어 두 번째로 데뷔 2경기 만에 3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콜로라도 구단 역사로 보면 데뷔 2경기 연속 홈런은 1997년 토드 헬튼 이후 처음이었다.
스토리는 7일(한국시간)에도 유격수 겸 2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1회초 패트릭 코빈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3경기 연속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더 장식하게 된 것이다.
스토리는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다. 그는 “홈런이 목표가 아니었다. 그냥 공을 세게 치려고 했을 뿐이다"면서 "매우 영광스럽지만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저 현실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MLB 선수 스토리의 '럭키 스토리'..."어안이 벙벙"
입력 2016-04-07 12:51 수정 2016-04-07 1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