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검사야… 자녀가 둘이나 있는 기혼자, 미혼 여성까지도

입력 2016-04-07 12:19
동호회·동창 등 사회모임에 참석, 검사 또는 은행원이라고 사칭해 피해자들로부터 10억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20대가 구속됐다.

경기분당경찰서는 검사, 은행원을 사칭해 동호회원, 동창 등에 수사에 도움을 달라거나 은행 대출실적이 필요하니 도와달라며 약 11억원을 편취한 혐의(사기 및 공무원자격 사칭)로 황모(28)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황씨는 자녀가 둘이나 있는 기혼자임에도 이를 숨기고 김모(30·여)씨에게 검사를 사칭해 결혼을 약속한 후 일본계 캐피탈 자금을 추적 한다며 2014년부터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8000만원을 빌려 편취하는 등 피해자 32명으로부터 11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황씨는 검사 및 은행원을 사칭하며 “자금을 빌려주면 사건이 끝나고 부수적인 혜택과 함께 원금을 갚겠다” “은행팀장인데 과장 승진하는데 대출실적이 필요하다. 대출해주면 대출수당을 돌려주겠다” 등의 수법을 동원했다.

황씨는 검사라는 신분을 믿게 하기 위해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적색 경광등, 무전기를 싣고 다니면서 피해자들에게 보여줬으며, 은행원 명함을 돌리거나 대출이자를 대납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피해자들 대부분은 사회 동호회 모임이나 학교 동창들로 황씨의 거짓으로 포장된 사회적 지위에 감쪽같이 속았다. 황씨가 검거되기 직전까지도 검사와 은행원으로 믿어 피해사실을 모르고 있던 피해자들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2년 이상 동호회원, 주변 지인들을 상대로 검사, 은행원을 사칭하고 피해자들을 관리했다”며 “피해자에게 지인 소개를 부탁, 지인들에게도 똑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와 피해금액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여부를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분당=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