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공방, 네거티브 선거전 과열

입력 2016-04-06 16:16 수정 2016-04-25 12:15
4·13총선을 7일 앞두고 여야 간 막말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후보 간 음해성 발언을 서슴지 않는 네거티브 선거전도 격화되고 있다. 여야가 경제 이슈로 정책 대결을 벌이는가 싶더니 선거일에 임박해 구태를 또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6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서 정운천 후보(전주을) 지원유세를 하면서 “배알도 없습니까. 전북도민 여러분 정신 차리십시오”라고 말했다. 야당 후보들만 당선시킨 결과 지역 발전이 더뎌졌다는 취지로 튀어나온 이 발언에 야당은 강력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북도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김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북을 얼마나 무시하면 이런 막말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히다”며 “집권여당으로서 새누리당이 전북을 위해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기에 이리도 당당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특정 후보를 겨냥한 공세도 불을 뿜었다. 새누리당 중앙여성위 소속 황인자 의원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표창원 후보(경기 용인정)에게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표 후보가 지난 3월 16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포르노 합법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단도직입적으로 찬성”이라고 한 대목을 문제 삼았다.

새누리당 황 의원 등은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어야 할 범죄심리 전문가인 표 후보가 어떤 근거나 설명도 없이 너무도 당당하게 이런 발언을 한 데 경악을 금치 못할 따름”이라며 “표 후보의 윤리의식과 자질이 의심된다”고 했다.

표 후보가 4년 전 미국 가수 레이디 가가의 내한 공연에 반대한 일부 개신교 목사를 독일 나치와 연쇄살인범 등을 언급하면서 비판한 데 대해서도 맹공격했다. 더민주는 영입인사 1호로 경기 용인정에 출마해 선전하고 있는 표 후보에 대한 ‘마녀사냥’이라고 맞받아쳤다.

정체성 논쟁을 일으켰던 더민주와 국민의당도 서로 막말을 주고받았다. 국민의당 임내현 선대위 상황본부장은 지난 3월 28일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에 대해 “늙은 하이에나처럼 무례하기 짝이 없는 작태”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더민주 이근식 선대위 부위원장은 “무뢰한이나 지껄이는 욕설에 가까운 인격 모독적 발언”이라고 반격했다.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도 점입가경이다. 울산 북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윤두환, 무소속 윤종오 후보는 5일 방송토론회에서 각종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윤종오 후보는 윤두환 후보가 16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월급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윤두환 후보는 “허위사실”이라며 윤종오 후보가 북구 기초의원 등을 지내면서 현대자동차에서 월급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맞불을 놨다. 윤종오 후보는 “잘 알고 질문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에 출마한 더민주 안호영 후보와 국민의당 임정엽 후보 지지자들은 최근 유세 장소를 선점하려다 몸싸움까지 벌였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5일까지 적발된 20대 총선 선거부정사범은 805건이다. 선관위는 이중 128건을 고발했고 33건을 수사의뢰했다. 644건에 대해선 경고 등의 조치를 했다. 정책 선거가 실종된 데다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지역이 늘면서 선거는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모양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 혐오증이 확산된 데다 정책 공약도 주목을 받지 못하니까 여야가 상대방을 어떻게 아프게 찌르느냐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