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원흉’ 빈 라덴, ‘금테크’ 실력은 생초보?

입력 2016-04-06 16:09 수정 2016-04-06 16:17
출처: 위키피디아

2011년 사살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사진)은 생전 ‘금테크(금에 투자하는 재테크)’에 몰두했다. 하지만 돈을 벌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해 5일(현지시간) 보도한 문서에 따르면 빈 라덴은 금융위기로 인해 금이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던 2010년 말 인질 몸값으로 받은 돈 중 일부를 금괴에 투자했다.  


아랍어로 쓰인 이 문서는 빈 라덴이 2010년 12월 작성했다.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씰이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 거처를 습격했을 때 확보했다가 지난달 공개했다.

문서에 따르면 빈 라덴은 알카에다 중간관리자 아티야 압드 알 라흐만에게 “몸값 500만 달러(약 57억7500만원) 중 170만 달러를 금에 투자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지금은 금값이 1390달러지만 뉴욕에서 있던 일(9·11 테러) 전에는 280달러에 불과했다”며 “금값이 몇 년 안에 1온스 당 30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빈 라덴은 “꼭 믿을만한 중개업자에게 맡기라”면서 ‘10톨라스’(tolas·동남아시아에서 금괴를 지칭하는 단어)를 사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또 스위스, 남아프리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금화를 구입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빈 라덴의 금테크는 보기 좋게 실패했다. 금값은 2011년 5월 빈 라덴이 사살된 몇 개월 뒤 1온스 당 1900달러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 시세정보 사이트 ‘골드프라이스’에 따르면 6일 현재 1온스 당 가격은 빈 라덴이 예상한 것의 3분의 1 수준인 1229달러다. 빈 라덴이 구입을 지시할 때보다 낮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