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청양군청)가 태극마크를 달 수 없게 됐다.
대한체육회는 6일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13층 회의실에서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에루페의 육상 우수인재 특별귀화 추천에 대해 심의했지만 특별귀화 추천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에루페는 2012년 도핑 이력에 발목을 잡혔다. 당시 에루페는 도핑 테스트 양성 반응을 보여 2년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 1월 특별귀화 추천 심의에서도 이 문제 때문에 추천이 보류됐다. 당시 에루페는 “말라리아 치료 목적으로 약물을 썼다”고 주장했으나 체육회는 주장을 증명할 추가 자료 검토가 필요하다며 추천 결정을 미뤘다.
체육회는 이날 “국제육상경기연맹으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았을 때 고의성이 없었다면 이의신청을 해야 했지만 이를 하지 않았다”며 치료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했다는 에루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체육회는 에루페의 특별귀화 추천에 대해 재심의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체육회는 “정말 귀화하고 싶다면 특별귀화가 아닌 일반귀화 신청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에루페는 지난달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5분13초의 국내 대회 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이번에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가 됐으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메달권 진입도 바라볼 수 있었다.
함께 심의 대상에 오른 여자농구 선수 첼시 리(27·KEB하나은행)는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로 선정됐다. 첼시 리는 할머니가 한국계로 2015-2016 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15.2점에 10.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케냐 출신 마라토너 에루페 특별귀화 무산
입력 2016-04-06 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