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일 광주에 ‘삼성자동차 사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광주에서 총선 ‘전패위기설’이 나오는 등 야권 심장부인 호남에서 ‘뿌리’가 뽑힐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자 긴급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곧바로 “검토한 바 없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도 자세를 바짝 낮추며 호남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金, ‘광주선언’, ‘광주 방문’에 이어 ‘광주 살리기’=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국회 당 대표실에서 ‘광주경제살리기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광주는 ‘미래형 자동차 산업의 육성’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광주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삼성 미래차 산업 광주 유치’를 중앙당 차원의 공약으로 승격하고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광주경제가 매우 어렵다. 그동안 우리는 어렵고 힘들 때, 광주시민들에게 도움만 요청했다”며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앞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한 삼성전자 상무 출신의 양향자 후보는 일찌감치 삼성 ‘전장사업(자동차에 탑재되는 IT·전기·전자 장비)’ 광주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더민주는 이 공약을 받아서 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곧바로 “구체적 추진방안과 투자계획은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각 정당의 공약사항에 대해 개별 기업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장사업은 이제 사업성 여부를 모색하는 단계”라고 했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25일 ‘호남에서 대선주자를 키우겠다’는 취지의 ‘광주선언’을 발표한 이후 광주 민심에 지속적으로 지지를 호소해왔다. 그는 당 대표 취임 이후 이미 네 차례 광주를 방문했다.
◇文, “호남 지지 받아야 대선 주자 자격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경기 용인 보정동에서 열린 표창원 후보 지원 유세에서 “호남의 지지를 받아야 대선주자 자격이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이 ‘호남이 인정하지 않는 야권 대선주자는 없다’는 지적에 대한 응답 차원이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우리의 정권 교체는 호남만으로도 안 되고, 호남을 배제한 가운데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만으로도 안 된다”며 “호남으로부터도 지지 받고 바깥의 민주화 세력 등 국민들로부터 폭넓게 지지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대권에도 도전할 자격이 생기고 정권교체를 할 능력이 있는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호남 지원 유세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호남 부분은 여러 번 생각을 밝혔으니 거듭 질문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답을 피했다. 당 안팎에서는 문 전 대표가 이번 주말 전후로 전남 여수 을 등 지원유세 요청이 있는 지역을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더민주 정청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대선주자 부동의 1위인 문 전 대표에게 호남에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해당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문 전 대표를 엄호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호남 경고등 켜진 더민주..삼성 유치하겠다, 호남 없이 대권 없다 읍소
입력 2016-04-06 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