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춘사영화상이 작지만 의미있게 막을 내렸다. 트로피를 품에 안은 배우들이 남긴 수상소감에는 저마다 진정성이 담겼다. 그래서 더 큰 여운을 남겼다.
5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6 춘사영화상 시상식에서그랑프리상(최우수감독상)은 영화 ‘암살’의 최동훈 감독에게 돌아갔다.
최동훈 감독은 “작품을 하기 전에 망설여졌고 고민도 많았지만 왠지 운명처럼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며 “암살로 이제 막 다섯 번째 영화 만들었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공부하는 감독 되겠다”고 말했다.
남우주연상은 ‘사도’의 유아인이 차지했다. 이견이 없는 수상자였다. 그는 “주어진 기회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뜨겁게 연기하며 살겠다”면서 “난 아직 한참 어리고 젊은 배우다. 젊은 배우들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생겨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차이나타운’에서 명불허전의 연기를 펼친 김혜수는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과 작품을 통해 매번 다양한 여성들을 만난다”며 “그들의 삶을 대변하며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뭘까에 대해 고민하면 내가 몰랐던 일깨움과 자극을 갖게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차이나타운은 그런 의미에서 정말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여성들을 멋지게 그려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배우 입장을 대변한 용기있는 목소리였다.
남녀조연상은 ‘암살’의 조진웅과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의 엄지원이 수상했다. 특히 조진웅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 내용을 떠올리며 “그분(독립투사)들의 넋이 억울하지 않게 지켜온 땅을 잘 지켜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4.13 총선 투표를 독려했다. “투표합시다.”
신인남우상을 차지한 강하늘(스물)은 “좋은 배우보다 좋은 사람이 먼저 되겠다”는 말을 남겼다. 신인여우상에 빛나는 박소담(검은사제들)은 “배우가 되고 싶었던 절실함을 잃지 않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사)한국영화감독협회가 주최하는 춘사영화상은 춘사 나운규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비영리 경쟁 영화제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매년 소박하게 치러지고 있다. 이날 시상식도 전체적으로 단출했으나 영화인들의 열정으로 채워졌다.
다음은 제21회 춘사영화상 수상자(작).
▲그랑프리상(최우수감독상)=최동훈 감독(암살)
▲남우주연상=유아인(사도)
▲여우주연상=김혜수(차이나타운)
▲남우조연상=조진웅(암살)
▲여우조연상=엄지원(경성학교)
▲신인남우상=강하늘(스물)
▲신인여우상=박소담(검은 사제들)
▲신인감독상=홍석재 감독(소셜포비아)
▲각본상=사도
▲기술상=대호
▲차이나뮤직그룹 특별인기상=홍종현
▲한국산업협회 특별인기상=류혜영
▲인기상=라미란
▲공로상=임권택 감독
▲특별상=이준익 감독
▲관객이 뽑은 최고 인기영화상=귀향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