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자인재단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둘레길에서 ‘백두대간 와유(臥遊)’라는 제목의 특별전을 5월 29일까지 연다. 문봉선 작가가 폭 1m, 총 길이 150m 두루마리 한지에 수묵으로 그린 ‘강산여화(江山如畵)’를 펼쳐 보인다.
백두산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산줄기를 이루는 백두대간 중 북한에 있어 현실적으로 방문이 불가능한 곳을 제외한 주요 지역을 문 작가가 3년여간 다녀온 뒤 2년여간 그린 작품이다. 백두대간을 소재로 한 국내 최대의 수묵 산수화다.
문 작가는 물을 최대한 적게 써 붓끝의 거친 맛을 살려내는 초묵법을 사용했으며 등산객, 상춘객, 강가에서 고기 잡는 사람 등의 모습도 화폭에 작게 표현했다. 전시 제목의 ‘와유(臥遊)’는 중국 남북조시대 송나라 화가 종병(宗炳·375~433)이 나이가 들어 집 안에 그림을 걸어놓은 채로 누워서 감상했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이 우리나라 산과 계곡을 본떠 만든 구릉 모양의 의자 자리를 곳곳에 비치해 와유 관람이 가능토록 했다. DDP에서 가장 긴 전시관인 디자인둘레길(533m) 일부 공간에서 이 수묵화를 옛 감상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다. 산 관련 글, 사진, 자생 동식물 일러스트레이션 등 30여 점이 함께 전시된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누워서 보는 그림 총 길이 150m 수묵화 DDP ‘백두대간 와유(臥遊)’ 특별전
입력 2016-04-06 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