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김포 이마트점 김정미 부점장이 청와대에 간 까닭은?

입력 2016-04-05 18:26

“스타벅스의 리턴맘 프로그램 같은 좋은 제도들이 많이 생겨서 여성들이 전문성을 잃지 않고 일과 가정 모두 돌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경단녀(경력단절여성)’에서 시간선택제 워킹맘으로 변신해 스타벅스 김포 이마트점 부점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정미(37)씨는 5일 청와대에서도 이렇게 말했다며 호호 웃었다.

김씨는 지난달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고용창출 우수기업 대통령 표창 수여식에서 시간선택제 워킹맘 대표로 초청을 받아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그는 “많이 떨렸지만 워킹맘 대표라는 생각에 다리에 힘을 주었다”고 했다.

2000년 11월 바리스타로 스타벅스에 입사한 김씨는 ‘열혈’ 바리스타였다. 커피를 싫어한다는 한 남자 고객에게 열심히 커피를 알려 기어이 단골로 만들 정도였다.

“그런 열성이 맘에 들었는지 그분이 데이트를 신청했고, 결국 결혼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남편을 만난 곳에서 신나게 일하던 그는 2007년 결국 스타벅스를 떠났다. 육아 때문이었다.

김씨는 2남1녀를 키우는 틈틈이 피부관리사 자격증을 따고 창업을 계획했다. 그러나 전일제로 일하면서 아이들을 챙기고 집안일을 동시에 하기는 쉽지 않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김씨에게 남편은 ‘스타벅스 리턴맘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보를 전해주었다. 전업주부가 된 지 6년 만인 2013년 10월에 하루 4시간씩 일하는 ‘리턴맘 바리스타’로 복귀했다. 김씨는 “남편은 ‘늘 썩히기에는 아까운 당신의 능력을 발휘할 4시간’이라고 말하면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다“고 남편 자랑을 했다.

“회사에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줘서 무엇보다 고맙다”는 김씨는 “아줌마이기 때문에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초반 직원들에게 아이를 데리고 오는 엄마 손님들을 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 ‘아줌마’라는 신분을 십분 발휘해 엄마 손님들을 단골로 만들고, 그 노하우를 다른 직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워킹맘을 고용하는 것이 여성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도 다양한 경험을 한 그들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막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전일제 근무로 전환할 계획”이라는 김씨는 “아이들에게 사회에서 인정받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스타벅스는 여성가족부와 2013년 9월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 협약’을 맺고 출산이나 육아 등의 이유로 퇴사했던 스타벅스 전직 점장 및 부점장 출신 여성 관리자를 대상으로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72명이 리턴맘으로 복귀했다. 리턴맘 바리스타는 주5일, 하루 4시간씩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매장 관리자로 일하지만 정규직으로서 상여금, 성과급, 학자금 지원 등 다양한 복리 후생 혜택과 인사제도를 적용 받는다. 자신의 거주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근무할 수 있고, 본인이 원하면 하루 8시간씩의 전일제 근무로 전환할 수도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