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이 사나이보다 더 바쁜 축구선수가 있을까? 수원 삼성의 중앙 미드필더 권창훈(22). 그는 올해 세 마리 토끼(K리그 클래식·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AFC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쫓고 있다. 유독 멀리 달아나는 토끼 한 마리는 AFC 챔피언스리그다. 가만히 앉아 있을 권창훈이 아니다.
권창훈은 6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2016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4차전에 출전해 골을 노린다.
권창훈은 올해 초부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지난 1월엔 ‘신태용호’에서 5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K리그 클래식에서도 골 맛을 봤다. 지난 2일 홈에서 치른 상주 상무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자신의 시즌 1호 골을 넣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선 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수원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고전하고 있어 권창훈의 책임감은 더욱 무겁다.
수원이 이 대회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이번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지난 2월 24일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1차전 홈경기에서 0대 0 무승부를 기록한 수원은 지난달 2일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원정경기에선 1대 2로 패했다. 지난달 15일 멜버른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긴 수원은 2무1패로 G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이번 멜버른과의 홈경기에서 권창훈이 해결사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권창훈은 키가 174㎝로 작지만 그라운드에서 뿜어내는 존재감은 누구보다 크다. 그는 경기가 시작되면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 선다. 하지만 그는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는 아니다. 경기가 시작되면 패스로 플레이를 조율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움직여 플레이를 만들어 낸다. 중앙에 있다가 공간이 보이면 치고 들어가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놓는 것이 그의 장기다. 그는 경기의 판을 흔드는 ‘게임 체인저’라고 할 수 있다.
감바 오사카의 하세가와 켄타 감독은 수원과의 1차전을 마친 뒤 권창훈에 대해 “가장 상대하기 어려웠던 선수”라며 “권창훈은 기술적으로 특별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인재라는 생각이 든다”고 칭찬한 바 있다.
서 감독은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멜버른이 현재 호주리그에서 순위가 떨어져 있지만 경기력이 나쁜 팀은 아니다”며 “이번에는 지난 경기보다 베스트 멤버가 더 많이 포함될 것이다.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바쁜 사나이 권창훈, 이번엔 ACL 골 노린다
입력 2016-04-05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