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3차원(3D) 프린팅을 이용해 두개골이 내려앉은 환자의 머리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권정택 교수팀은 뇌지주막하출혈로 뇌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올랐다가 함몰된 60대 여성 환자에게 ‘생체 이식용 인공 두개골(머리뼈)’을 이식했다고 5일 밝혔다. 두개골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3D프린팅기술센터가 제작한 ‘순수 티타늄 소재’가 사용됐다.
환자는 지난해 9월 갑자기 머리가 터질 듯한 심한 두통이 발생해 병원을 찾았고 뇌동맥류가 터진 ‘뇌지주막하출혈’로 진단됐다. 이어 뇌부종으로 상승한 뇌압을 감소시키기 위해 두개골 조각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머리 윗 부분이 푹 꺼졌다.
의료진과 생산기술연구원은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환자의 두상 모양을 그대로 본따서 재현한 두개골을 만들었다. 순수 티타늄은 인체에 무해하고 가벼운 금속소재이지만 알루미늄 등 합금에 비해 강도가 60%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연구원은 독자 기술을 이용해 합금 대비 95%에 이르는 고강도 특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권 교수는 “기존의 골 시멘트 등을 이용한 두개골 성형술은 함몰이 심할 경우 재료가 많이 사용돼 무게가 무겁고 환자의 뇌에 딱 맞는 모양을 만드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또 수술 후 이물 반응이나 세균 감염 위험이 있어 부작용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3D프린팅 두개골은 기존 소재보다 무게감을 더 최소화하고 환자 개인의 두상 특징에 맞게 제작돼 합병증 가능성을 줄이고, 수술 시간도 단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3D 프린팅으로 찍어낸 '인공 머리뼈' 환자에 이식 성공
입력 2016-04-05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