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탄광 33인의 기적 같은 구조 담은 실화 ‘33’ “한국 핸드폰이 도왔다”

입력 2016-04-05 09:38 수정 2016-04-05 11:00

7일 개봉되는 영화 ‘33’은 2010년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했던 칠레 광산 붕괴 사고로 지하 700m에 매몰된 광부 33명이 69일 만에 전원 구조되기까지의 기적 같은 실화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최근 열린 시사회에 참가한 페르난도 다누스 주한 칠레대사가 한국 관객에게 특별 인사를 전했다.
페르난도 대사는 “당시 안에 갇힌 광부들과 밖에 있는 구조팀과의 연락을 가능하게 한 것은 한국 전자회사(삼성전자)에서 특수 제작한 핸드폰을 지원해준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우 만족스럽게 영화를 봤다”며 “그 어떤 절망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감동을 함께 느낄 것을 당부했다.
2010년 8월 5일 칠레 산호세 광산이 갑자기 붕괴된다. 섭씨 32도, 습도 95%의 700m 지하에 33명의 광부가 갇혔다. 이튿날 칠레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발표한다. 매몰 17일째인 8월 22일 구조대가 드릴로 뚫은 구멍으로 쪽지를 전달하고, 43일째인 9월 17일 너비 30㎝의 구멍을 뚫고, 24일째인 8월 29일 지상의 가족들과 20초간 화상통화를 하고, 69일째인 10월 13일 33명을 전원 구조했다.
식량이 떨어지고 모두가 지친 상황에서 누군가의 남편, 아들, 아버지인 광부들의 “살 수 있다”는 믿음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부의 대처, 애타는 가족들의 기도, 전 세계인의 열렬한 응원이 있었기에 기적 같은 구조가 가능했다. 비슷한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다 단 한 명도 구해내지 못한 사건과 비교되며 국내 관객들에게 특별한 울림을 전한다.
안토니오 반데라스, 줄리엣 비노쉬, 로드리고 산토로, 코트 드 파블로 등 명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여성감독 패트리시아 리건의 섬세한 연출력도 뛰어나다. ‘타이타닉’ ‘뷰티풀 마인드’ ‘아바타’로 아카데미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제임스 호너의 음악이 여운을 남긴다. 12세 관람가. 126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