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호주 원정에 나선 K리그 클래식 포항 스틸러스가 난감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5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시드니FC와 ACL H조 4차전을 앞두고 있는 포항은 4일 예정된 공식훈련을 경기장이 아닌 다른 훈련장에서 했다. 경기 전날 공식기자회견을 겸한 공식훈련은 경기가 열리는 스타디움에서 치르도록 돼 있지만 포항에게 주어진 훈련장소는 라이카드 오벌이라는 다른 곳이었다.
시드니FC는 알리안츠 스타디움으로도 불리는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을 홈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이 경기장을 사용하는 것은 시드니FC만이 아니다. 럭비 팀인 시드니 루스터스, 뉴사우스웨일즈 와라타스도 함께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일정에 문제가 생겼다. 지난 3일 이곳에서 럭비경기가 열렸는데 경기 후 잔디 상태 보수가 필요했다. 5일 경기를 위해서는 4일 하루는 잔디를 사용하지 않아야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관계자는 포항과 시드니 양 팀 모두 공식 훈련을 다른 곳에서 하도록 했다.
경기 전 공식훈련을 경기를 치르게 될 현장에서 하지 못한 상황은 양 팀이 똑같지만 포항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시드니는 A리그를 치르는 내내 자신의 홈구장을 사용한 만큼 경기장의 시설과 그라운드 컨디션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포항은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의 잔디 길이가 긴지 짧은지, 땅은 무른지 단단한지, 혹여 경기에 영향을 미칠만한 시설이나 환경 변수는 없는지 확인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아무 것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적지로 들어가게 된 셈이다.
최진철 포항 감독은 4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하지 못한 것이 아무래도 아쉬움은 있다”며 “선수들이 그라운드 컨디션이나 환경을 체크하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달라진 환경에 잘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AFC에서 결정한 내용이기 때문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드니는 홈에서 강하고 선수 구성도 좋다. 우리도 이에 못지 않은 선수구성과 강함을 가지고 있다.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포항, 호주 원정에서 경기장에도 못 가봐
입력 2016-04-04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