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육해공군 내년 K2 소총예산 ‘0’

입력 2016-04-04 19:43
대한민국 육·해·공군의 기본화기인 소총의 내년도 수급예산이 ‘0’인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방부와 방위산업체 등에 따르면 우리 군(軍)은 주력 소총인 K2 소총을 2014년 4만정, 2015년 5만정, 올해 6만정을 보급하는 등 매년 평균 5만정을 수급해 왔다. 그러나 국방부 등이 차기 소총수급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아 내년 소총 조달 예산을 잡지 못하고 있다.

소총은 60만 전 장병이 사용하는 개인화기다. 병사들에게 우수한 소총을 신규 보급하고 교체하는 것은 장병의 사기와 군의 전투력 향상에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다.

아직 후방 예비군들은 카빈소총과 M16소총으로 훈련하고 있다. K2소총으로 현역 복무한 예비군들이 다시 구식총을 배워서 훈련해야 되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에 예비군 카빈소총 교체를 위해 비축물량을 해제해 현재 군이 전시대비 비축한 소총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구나 군은 최근 2년 동안 많은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 현재 사용 중인 K2 소총을 개선한 최신 K2C1 소총을 개발해놓았다.

우리 군의 주력 소총을 생산하는 방산업체는 부산 기장군의 S&T모티브다. 43년 전 국방부 조병창으로 출발한 국내 유일의 소총 생산업체다. 이 회사는 유사시 대비계획을 감안해 연간 10만정 이상 생산 가능한 설비와 450명의 방산 생산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절벽 사태를 앞두고 업체의 시름이 깊다. 이 회사 조인섭 특수사업본부장은 “업체가 방산 생산인력과 생산설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간 5만정 이상의 생산이 필수적인데 내년부터 생산계획이 없어 장비를 놀려야 될 뿐만 아니라 450명이 넘는 생산인력을 계속 고용하고 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회사 노조 박종석 지회장도 “내년부터 공장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니 조합원들은 고용불안에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며 “조합원 대부분 20~30년간 소총을 생산해 온 숙련된 기술자들인데 아무런 대책이 없다면 국가가 너무 무책임한 것”이라고 대책을 호소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K2소총 수요를 예상해 연차계획에 따라 보급했고 다음에는 K2C1으로 교체될 예정이어서 올해는 K2소총 예산을 아직 잡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시 등에 대비해 최소 라인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대책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