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CNBLUE·정용화 이종현 강민혁 이정신)의 등장은 센세이셔널했다. 아이돌스러운 꽃미남 넷이 결성한 밴드. 기존에 보지 못한 비주얼인데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이목이 쏠린 건 당연했다. 2010년 데뷔곡 ‘외톨이야’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시작부터 정점을 찍은 씨엔블루는 차분히 음악 작업을 해왔다. 연기 등 개인 활동도 병행했다. 간만에 네 멤버가 뭉친 각오는 남달랐다. ‘음악적으로 새롭게 피어나겠다’는 포부로 여섯 번째 미니앨범 ‘블루밍(Blueming)’을 내놨다.
4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한 카페에서 만난 씨엔블루는 꾸밈없는 청년들이었다. 앨범 분위기가 유독 밝다는 가벼운 얘기부터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동안 활동하면서 늘 힘이 들어가 있었어요. 이번에는 좀 힘을 빼고 여유를 찾아보고 싶었습니다.”(이종현)
수록곡 5곡이 모두 멤버들 자작곡이다. 그중 타이틀곡 ‘이렇게 예뻤나’를 포함한 네 곡이 사랑이야기다. 나머지 한 곡 ‘영 포에버(Young Forever)’에는 진솔한 내용을 담았다. 영원할 것 같던 순간이 지난 뒤 찾아온 공허함에 대한 노래다. 씨엔블루의 현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정용화는 “데뷔 때 워낙 화려하게 시작해서 그 성공이라는 기분을 다시 느끼기가 힘들었다”며 “그간 성장한 부분을 생각하기보다 다시 한 번 ‘빵’ 터지길 바라는 강박관념 같은 게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 욕심을 버리고 싶진 않다고 했다. 그는 “더 도약하고 싶다는 생각은 10년 뒤에도 똑같이 할 것 같다”며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니 계속해서 발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씨엔블루의 끊임없는 도약, 어떤 목표 지점이 있을까. “현재 꿈은 ‘외톨이야’를 넘는 거예요. 물론 감사한 곡이지만, 저희 자작곡으로 그 히트곡을 넘어보고 싶어요.”(이종현)
연기자로서의 입지도 함께 다지는 중이다. 네 멤버 모두 연기를 병행하고 있다. 이번 활동과 다른 작품 촬영이 겹친 멤버가 무려 세 명이다. 특히 중국영화 ‘풍미강호-결전식신’에 출연하는 정용화는 극한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중국에 머물면서 음악방송이 있는 주말에만 한국에 들어온단다.
정용화는 “캐릭터 연구에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데 몸이 피곤하면 (정신적으로)더 예민해진다”며 “하지만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일단 씨엔블루 활동이 우선이다. 아직 이루고 싶은 게 많다. 어떤 밴드로 남고 싶냐고 묻자 멤버들은 앞 다투어 한 마디씩 쏟아냈다.
“트렌디한 밴드였으면 좋겠어요(정용화). 전 그냥 멋있는 형·오빠가 되고 싶어요(이종현). ‘한국밴드’하면 딱 씨엔블루가 생각났으면(이정신). 그러려면 꾸준히 해야겠죠. 하하(강민혁).”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