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경합지역 56곳-서울 26 인천 5 경기 25

입력 2016-04-04 16:47

전국 253개 선거구 중 122곳(48.2%)이 몰려 있는 수도권 판세는 총선이 9일 앞으로 다가온 4일에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몇몇 지역은 여론조사 기관별로 1, 2위가 엎치락뒤치락하고, 각 당의 판세 분석도 서로 엇갈리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混戰)이 거듭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수도권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긴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심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날까지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와 각 당의 자체 분석을 종합해보면 서울 49개 선거구 가운데 26곳이 오차범위 내 경합지역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13개 선거구 가운데 5곳, 경기는 60개 선거구 중 25곳이 접전지였다. 122개 선거구 가운데 105곳에서 야권 후보가 분열돼 있음에도 새누리당이 3자 구도로 인한 ‘어부지리’를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이 맞붙은 서울 용산이나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과 더민주 김진표 전 의원이 결전을 벌이고 있는 경기 수원무 등은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결과가 엎치락뒤치락했다. 이런 상황이어서 여야 선대위에선 “현재 판세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말도 나왔다.

새누리당은 텃밭인 강남과 서초를 비롯해 인지도가 높은 현역이 버티고 있는 동작을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종로에서 줄곧 1위를 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에게 오차 범위 내에서 간신히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충격에 휩싸였다.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야권 분열로 인한 효과는 없어졌다”며 “9일 후 뚜껑을 열어보면 수도권에서 전패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선대위가 이날 밤 긴급회의를 연 것도 이대로 가다가는 수도권 전패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선 그동안 3자 구도에만 기댔을 뿐 전략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반등 추세라고 평가했다. 이철희 선대위 상황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현재 더민주가 상당히 불리하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바닥은 찍었고 전체적으로 조금씩 반등 추세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판이 움직이고 있어 목표 의석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보수적으로 잡으면 110석 정도, 상승세를 탄다면 그보다 더 나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종인 대표도 서울 광진갑 유세 현장에서 이 지역 후보인 전혜숙 전 의원에게 “여론조사가 박빙이면 우리가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