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지도부 ‘문재인 호남행 논쟁’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을 놓고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4일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에 회의적인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 대표는 경기 용인 유세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호남에 가고 싶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문 전 대표가 호남에 출현하는 것을 원하는지 아닌지는 호남 후보자들에게 달려있다”며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적절한가 하는 생각”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임택 광주 선대위 공동위원장도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광주 후보 8명 중 (문 전 대표의) 지원을 요청한 후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요청이 없는데도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조만간 호남을 방문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표는 경기도 광주 유세현장에서 “(호남 지원유세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필요하면 당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에 ‘자중’ 요구에 대해서는 “호남민심을 배려한 말씀”이라며 “(김 대표와)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주나 주말쯤 호남에 갈 계획”이라며 “호남의 반(反)문재인 정서를 얘기하는데, 그 실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혼선이 지속되자 더민주는 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조율키로 했다. 이철희 선대위 상활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조율할 때가 됐다. 당이 (득실을) 판단해 동선 결정 등에 개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더민주는 초접전 양상인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했다. 김 대표는 서울 광진구와 경기 성남, 용인, 수원, 군포 등 새누리당과의 경합 지역 지원유세에 나섰다. 김 대표는 전혜숙(서울 광진갑)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집권 여당의 오만함을 견제하고 미래를 짊어질 수권정당은 기호 2번 밖에 없다”며 야권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이재경 선대위 대변인은 “오늘부터 사흘간 수도권 유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민주는 사전투표 격려를 위해 후보자 전원이 오는 8일 투표키로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