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으면서 정말 신비롭고 이해하기 힘들다 느꼈던 인물이 바로 고레스다. 페르시아의 왕인 고레스는 취임하자마자 포로가 된 유대 백성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바벨론 왕이 가져온 모든 금 그릇, 은 그릇 등 성전에서 쓰였던 보물들을 돌려보냈다. 또한 유대인들이 성전을 재건할 수 있도록 모든 편의를 제공하라는 칙령을 내리고, 마지막으로 유대인들이 믿는 여호와 하나님야말로 참 신이라는 신앙 고백을 한다.
나는 이 성경 구절을 볼 때마다 믿어지지 않는 역사적 사실에 의아해한다. 고레스 왕은 유대교인도 아니고, 율법도 공부한 적도 없으며, 아무런 연고도 언급되어 있지 않은 이방인이다. 그럼에도 여호와 하나님은 그로 하여금 참 신이라는 고백을 하게 만들고, 경배케 하시며, 백성들을 해방시키게 만드셨다. 무슨 설화나 신화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고레스의 탄생과 그의 일생을 찾아보면서 그를 통해 하나님이 하나님의 계획과 역사를 주관하고 계신다는 것을 깨닫고, 성경이야말로 하나님 말씀이라는 것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사야서에 ‘고레스를 통해 하나님이 백성을 해방시키신다’는 예언이 있었고, 그 시기는 70년 후가 될 것이라는 예레미야나 다니엘 등 다른 선지자들의 예언도 있었다. 고레스는 하나님이 택한 사람이며, 그의 페르시아 제국 탄생을 하나님이 도와주신다는 내용도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고레스는 세력이 미미한 도시국가를 이끌고 대국인 바벨론을 공략해 대제국을 만들었다. 특히 그의 탄생 신화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그대로 나타낸다.
고레스의 외조부는 왕이었다. 왕이 어느 날 꿈을 꾸었는데, 자신의 딸인 공주의 오줌이 온 아시아를 덮는 꿈이었다. 왕은 술사들을 불러 해몽을 청한다. 술사는 딸의 아들이 반역해 왕의 자리를 빼앗고 온 아시아를 정복하는 대왕이 될 것이라 했다. 이야기를 들은 왕은 반역을 막기 위해 딸을 보잘 것 없는 가문에 시집보냈다.
그리고 딸은 아들을 낳았다. 왕은 이때 또 비슷한 내용의 꿈을 꾼다. 결국 왕은 딸의 아들을 죽이기로 작정하고, 믿을 만한 신하에게 외손자를 살해할 것을 지시한다. 그러나 그 신하는 공주의 아들을 보고, 자신이 이 아이를 죽이고 벌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해 차마 죽이지 못한다. 결국 양치기에게 위탁 양육을 맡기고, 마침 그 시기에 죽은 양치기의 아들을 장사 지내 왕을 속인다.
이 어린 아이 고레스는 양치기의 아들로 크면서 자라 왕이 되고, 세력을 키워 바벨론을 무너뜨리며 페르시아의 대왕이 된다.
양치기 시절 친구였던 사람 중 하나가 유대인이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때 하나님을 알고 그에게 의탁했다는 설이다. 또한 그 유대인 친구에게 ‘내가 왕이 되면 유대인을 해방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설도 있다. 이슬람에서는 고레스 왕이 다니엘과 뭔가 특별한 관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고레스 왕이 보물 창고를 시찰하다가 이사야서를 읽고 거기에 실린 예언 속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생각에 감격해 유대인들을 해방했다는 설도 있다. 어떤 것이 맞는지는 모르나, 하나님이 고레스를 택하여 하나님 백성을 돌려보낸 것은 사실이다. 하나님이 고레스를 하나님의 택한 자로 삼고 그를 통해 역사를 주관하셨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이자 사실이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어떤 목적과 소망을 갖고 계신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또한 그의 목적대로 사용 받기를 원하고 있다.
하나님이 나에게 갖고 계신 목적을 알고 세상을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목적을 알고, 그 길을 걷는 것을 인도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기독교인의 올바른 길이 아니겠는가.
하나님이 갖고 계신 나에 대한 분명한 목적. 그 목적을 찾았을 때 그리고 그대로 쓰임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세상의 어떤 부귀영화와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 느껴질 것이다.
이방인 고레스를 들어 유대 민족을 구하신 하나님이, 과연 한국에 있는 나를 통해서는 어떠한 일을 원하고 계신지를 찾아보자.
한국유나이티드문화재단 이사장·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
[강덕영 장로 칼럼] 신비한 인물 고레스 대왕
입력 2016-04-04 1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