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걸려도 아기 낳을 수 있다…여성 암환자 난임 해결 물질 발견

입력 2016-04-04 11:50
강남차병원 장은미 교수

항암 치료로 인한 여성 암 환자의 난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또다른 길이 열렸다. 지금까지는 암 치료 전에 환자가 난자와 정자를 냉동보관하는 방법이 유일했다.

차의과학대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장은미, 최영석 교수팀은 항암제 투여에 따른 여성 난임의 원인과 항암치료시 멜라토닌을 함께 투여하면 가임력을 보존하는 데 도움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쥐 100마리를 대상으로 항암제 시스플라틴을 0.5, 1.0, 1.5, 2.0mg/kg씩 5~14일간 매일 투여한 뒤 난소 조직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항암치료제인 시스플라틴이 난소에 존재하는 ‘원시난포세포’를 과활성화해 ‘번 아웃(burn out)' 시킴으로써 조기 폐경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시스플라틴으로 인해 원시난포세포가 빠르게 소모돼 폐경이 앞당겨지고 난임이 되는 것이다. 시스플라틴은 난소암, 고환암, 방광암, 식도암, 폐암, 뇌종양 등에 흔히 사용되는 항암제다.

연구팀은 또 멜라토닌이 원시난포세포의 과활성화를 억제하는 것도 확인했다. 장은미 교수는 “원시 난포세포의 과활성화를 막을 수 있다면 항암 치료를 받은 암 환자들의 상당수가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암 환자가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난자, 정자은행을 이용해 미리 보관하는 것이 유일하다. 2011년 강남차병원에서 백혈병 환자가 치료 후 10년만에 아이를 낳은 사례도 있는 만큼 포기하지 말고 난자를 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