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 1번지 6기 동인 봄페스티벌 '심시티'…서울에서의 삶에 대한 담론

입력 2016-04-03 19:37 수정 2016-05-06 11:49
혜화동1번지 6기동인인 전윤환, 김수정, 송경화, 백석현, 구자혜, 신재훈(왼쪽부터). 컬처버스 제공

국내 유일의 연출가 동인제 ‘혜화동 1번지 동인’에 대한 한국 연극계의 기대는 크다. 1994년 기국서 이윤택 김아라 등 7명의 연출가가 상업적 연극에서 벗어나 개성강한 실험극을 올릴 것을 결의하며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한국 연극계에 파장을 일으킨 연출가들을 속속 배출해 왔기 때문이다. 김광보 박근형 최용훈 이성열 양정웅 김재엽 이양구 윤한솔 등 스타 연출가들이 모두 혜화동 1번지 동인 출신이다.

지난해부터 활동을 시작한 혜화동 1번지 6기 동인은 전윤환 김수정 송경화 백석현 구자혜 신재훈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전 기수 선배들의 추천과 동의로 선발된 이들은 ‘동시대를 감각하여 연극을 만들고 극장을 연다’를 모토로 선배들 못지 않은 창작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매년 봄과 가을에 2차례 여는 페스티벌과 관련해 이들은 지난해 봄페스티벌 ‘총체적 난극', 기획초청공연 '세월호’, 가을페스티벌 ‘상업극’을 주제로 우리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올해 봄페스티벌은 ‘심시티-도시 삶의 비용’을 주제로 오는 7일부터 6월 26일까지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 소극장에서 6편이 올라간다.

심시티는 도시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시리즈의 이름이다. 심시티라는 게임의 작동원리는 일반적인 게임의 원리였던 경쟁과 파괴가 아닌 창조와 경영이다. 상대해야 할 적이 없기 때문에 승패가 없고, 따라서 엔딩도 없다. 하지만 결국은 허상이다. 가상의 공간을 빌려옴으로써 현재 살고 있는 서울에서의 삶에 대한 담론을 만드는 게 이들의 의도인 셈이다. ‘도시 삶의 비용’이란 부제가 암시하듯 서울살이에 대한 사유를 생성하는 과정 그리고 서울에서의 건강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작품이 올라가게 된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선보일 총 6편의 작품은 성생활, 개인의 행복추구, 청년세대의 애정문제, 거주환경 등 현세대의 다각적인 시대적 고민을 담고 있다. 4월 7~17일 극단 낭만유랑단의 ‘섹스 인 더 시티’(송경화 작·연출), 4월 21일~5월 1일 극단 신세계의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원작, 김수정 각색·연출), 5월 5~15일 극단 창세의 ‘문제 없는 인생’(백석현 작·연출), 5월 19~29일 극단 앤드씨어터의 ‘봄은 숲에서 사는 것, 도시에는 오지 않네’(공동창작, 전윤환 연출), 6월 2~12일 극단 작은방의 ‘머리를 내어놓아라’(신재훈 작·연출), 6월 16~26일 극단 여기는 당연히 극장의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구자혜·이리 작, 구자혜 연출) 순으로 이어진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