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루 도심에 러버덕이 나타난 까닭은

입력 2016-04-03 16:27
출처: 폴라데상파울루

브라질 반정부 시위에서 대형 러버덕(고무오리) 인형이 상징으로 떠올랐다. ‘러버덕 프로젝트’ 원작자는 정치적 목적에 자신의 디자인을 도용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과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수사를 주장하는 브라질 상파울루 도심 시위에 6층 건물 높이의 대형 러버덕 인형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1일(현지시간) 전했다.

 대형 러버덕 인형은 서울 잠실동 석촌호수에 전시된 적 있어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하지만 브라질의 이 인형은 기존 러버덕과 달리 눈이 있던 자리에 죽음이나 기절 등을 뜻하는 ‘X’ 표시를 했다. 가슴에는 포르투갈어로 “난 오리에게 돈을 내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가 쓰였다. ‘내 책임도 아닌 일에 대가를 지불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 인형은 지난해 증세 반대 시위에서 등장했다. 이후 반정부 시위 규모가 커지면서 시위대와 함께 상파울루 도심 거리를 점거하는 등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원작자는 자신의 디지인을 베낀 게 분명하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원작자 플로레타인 호프만은 NYT에 이메일을 통해 “정치적 선전도구로 러버덕이 패러디 돼 쓰이는 게 부끄럽다”면서 “우리 프로젝트는 비정치적인 것”이라고 분노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