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우리나라 ‘토박이’ 생물 1만659종이 발견됐다.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신종(新種)은 3826종에 달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생물종을 찾은 결과 자생생물 1만659종(신종 3826종, 미기록종 6833종)을 새로 발견하고, 87만점의 생물표본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2006년부터 총 371억원을 투입한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의 결과물이다. 총 2305명, 박사급 연구진 955명이 모든 생물군을 대상으로 전국을 다니며 생물자원을 채집하고 연구해왔다.
발견된 생물 중에서는 원핵생물이 2944종으로 가장 많았다. 무척추동물이 2775종으로 그 뒤를 이었고 곤충 2237종, 조류 1531종, 균류·지의류 803종, 식물221종, 척추동물 98종 순이었다.
세계적으로 처음 보고되는 신종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했다는 의미로 국명이나 지명 담은 학명을 붙였다. 해조류인 독도붉은실(Polysiphonia dokdoensis)은 독도에서 처음 발견해 2014년도 7월에 ‘독도’를 학명에 넣어 발표했다. 갑각류인 동해삽꼬리올챙이새우(Lamprops donghaensis)와 해조류인 울릉도붉은실(Polysiphonia ulleungensis)은 동해연안과 울릉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맵시벌류인 한국두소나자루맵시벌(Dusona koreana), 균류인 한국흰구멍버섯(Perenniporia koreana)과 아브시디아 코리아나(Absidia koreana)에는 국명이 담겼다.
특히 신종에는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종들도 다수 포함됐다. 비소의 독성을 저감시키는 신종 원핵생물, 생물농약으로 활용 가능한 미기록종 균류(메타리지움, Metarhizium), 과일나무에 피해를 주는 꽃매미의 천적인 미기록종 ‘꽃매미벼룩좀벌’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우리나라 생물종은 4만5295종으로 1996년 기록인 2만8426종에 비해 1만7000여 종 증가했다. 생물학자들은 우리나라에 10만종의 생물종이 서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생생물’이 중요해진 것은 2010년 생물다양성협약의 부속서로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면서 부터다. 한 나라의 자생생물을 다른 나라에서 함부로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 직무대리는 “우리 자생생물을 찾아 관리해야 생물자원의 주권확보 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며 “국내 전문가가 없는 생물군에 대한 연구를 위해 해외전문가를 활용하고 새로운 종을 찾을 확률이 높은 원핵생물, 곤충 등의 분류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독도붉은실’, ‘한국흰구멍버섯’…10년간 ‘토박이종’ 1만659종 찾았다
입력 2016-04-03 12:00 수정 2016-04-03 1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