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경찰서는 훔친 카드로 호텔에 머무르고 고가의 옷을 사는 등 900만원 상당을 사용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로 오모(25)씨와 이모(24·여)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연인 사이인 이들은 지난 2월 24일 서울 송파구의 한 병원 수납데스크에 있던 신용카드를 훔친 뒤 이를 유흥비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훔친 카드로 고가의 옷과 노트북을 사 이씨에게 선물했다. 이들은 대형마트에서 72차례에 걸쳐 19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치기도 했다.
가출해 생활하던 이들은 생활비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의심을 덜 받을 것이라 생각해 이씨가 주로 물건을 훔치고 오씨는 망을 봤다. 대형마트에서 훔친 식품 등은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은 뒤 쪽문으로 달아나 의심을 피했다.
경찰은 지난달 18일 공원 벤치에 올려둔 가방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이들을 쫓기 시작했다. 다음날 주변 CCTV를 통해 공원 근처를 배회하던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잃어버린 피해자는 카드 사용내역을 문자 메시지로 받지 않아 범행 사실을 알지 못했다. 카드 분실신고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이들을 검거한 뒤 가지고 있던 신용카드에 대해 추궁해 추가 범행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훔친 카드로 호텔 머무르며 호화생활…20대 커플 구속
입력 2016-04-03 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