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자의 면면을 알리는 선거 벽보가 속속 나붙고 있다. 후보자마다 자신의 경력과 얼굴을 알리기 위해 사진과 이름 지역구 기호등을 적어 넣는 디자인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공식을 따르지 않는 튀는 벽보들이 등장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 중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벽보가 있다. 후보자 사진 대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내걸었다.
벽보의 주인공은 서울 서초을에 출마한 김수근(32·무소속) 후보이다. 자필로 쓴 과격한 주장을 벽보로 대신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014년 제6대 지방선거에서도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벽보로 서울 중구 시의원 선거에 나온 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은수미(52·성남 중원) 후보의 선거 포스터는 네티즌들의 논쟁을 불렀다.
은 후보는 대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장면을 벽보에 실었다. 당시 모습을 찍은 사진에 국민과 함께한 10시간 18분, 진짜 국회의원이라는 문구를 큼지막하게 적어 넣었다.
네티즌들은 "너무 노골적이다" "솔직한 게 낫다"라며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다. "만우절용 아니냐" 는 반응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필리버스터가 결국 선거용이라는 것을 자백한 것"이라며 흥분했다.
이른바 튀는 벽보는 지금까지 군소정당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몸부림으로 비쳐졌다. 과거에는 한복에 갓을 쓴 선비형이나 상투를 튼 일꾼형 포즈를 한 후보자 사진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지만, 이미지가 강조되는 근래에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