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캐럿 다이아몬드' 몇천원 큐빅으로 바꿔치기 전당포 주인 속인 보석상

입력 2016-04-01 14:39

전당포에 ‘8캐럿 다이아몬드(싯가 2억6000여만원)’를 맡기고 돈을 빌린 뒤, 몇 천원짜리 모조품으로 바꿔치기한 30대 보석상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1일 전당포에 맡긴 다이아몬드를 바꿔치기하고 보석류 50여점은 다시 받아가 모두 3억5000여만 원을 챙긴 A씨(39)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4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평소 거래하던 전당포 주인 B씨(54)에게 8캐럿 다이아몬드를 맡기고 1억6000만 원을 빌린 뒤, 며칠 뒤 큐빅으로 바꿔치기 하고 달아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B씨에게 급전이 필요하다며 돈을 빌린 뒤, 10여일 뒤에 “맡긴 다이아몬드를 팔아 빌린 돈을 갚을 테니 잠시 돌려 달라”며 강남의 한 호텔로 불러냈다. B씨는 A씨와 이전에도 거래를 해왔던 터라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B씨와 만난 A씨는 다이아몬드를 받고 “호텔 지하에서 다이아몬드를 살 사람을 만나고 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A씨는 지하 화장실에서 다이아몬드를 미리 준비한 큐빅으로 바꾼 뒤 돌아와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며 모조품을 건넸다. 모조품은 전문가조차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품과 흡사했다.

10여일 뒤 A씨는 홍콩으로 건너가 진품 감정서를 재발급 받고 다이아몬드를 한 업체에 팔았다.

석 달 뒤 B씨는 A씨의 연락이 끊어지자 다이아몬드를 처분하기로 결정했고, 이 과정에서 물품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스스로 세 차례나 경찰서에 나왔으나 범행을 계속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이 A씨가 홍콩에서 진품감정서를 재발급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유 등을 캐묻자 사실을 털어놨다. A씨는 “주위에서 빌린 돈을 갚기 위해 다이아몬드를 바꿔치기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또 지난해 1∼3월 루비와 진주, 사파이어 등 보석 59점을 B씨에게 맡기고 1억9350만원을 빌린 뒤, 8월 “물건을 팔아서 갚겠다”며 진품을 모두 되받아간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