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주진형 막말 '대리 사과' …본인은 사과 안해

입력 2016-03-31 17:47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국민경제상황실장이 주진형 부실장의 ‘막말’에 사과했다. 그러나 정작 폭언을 내뱉은 주 부실장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사과는커녕 해명도 하지 않아 당 안팎에서 “태도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 실장은 31일 국회 기자 브리핑에서 “저희들이 더 신중하게 표현하도록 하겠다”며 주 부실장의 막말에 유감을 표했다. 그는 “(주 부실장이) 상대방의 여러 가지 경제정책이 너무 과거 회귀적이라는 것을 의식해 말하다 보니 격한 표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인신공격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 부실장은 자신의 폭언에 대해 별다른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이 결자해지 측면에서 발언을 요청했지만 “특별히 더 할 얘기가 없다”고만 답했다. 최 실장이 ‘대리 사과’를 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본인은 사과를 거부한 것이다.

앞서 주 부실장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게 “얼굴마담” “허수아비” “노년에 안타깝다”며 폭언을 퍼부었다. 그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우리나라 ‘극혐’, 혐오감 넘버 원 중 한 명”이라고 한 뒤 최경환 의원에게는 “무능해서 아무것도 할 게 없는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박근혜씨”라고 부르며 “박근혜정권은 두 가지로 점철되는데, 독살 맞거나 무능하거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부실장은 정계입문 전 증권업계에 있을 때부터 ‘돈키호테’라 불리며 거침없는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었다. 그는 과거 “서비스 선택제를 하지 않으면 직원 100명을 자르면 된다” “직원 이탈로 문제가 생기면 점포 문을 닫으면 되지 무슨 문제냐”는 등 막말을 하며 직원 이메일 계정까지 막아 불통 논란을 산 바 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