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개막전에 뜬다… 프로야구 시구 변천사

입력 2016-03-31 17:30
2011년 한국시리즈 시구자로 나선 김연아의 모습. 뉴시스
2011년 한국시리즈 시구자로 나선 김연아의 모습. 뉴시스
2008년 문학구장에서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자였던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 장관. 뉴시스
개막전을 하루 앞둔 프로야구가 올해로 35번째 시즌을 맞았다. 개막전 시구자는 프로야구 팬들의 다양한 볼거리 중 하나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시구자들도 다양한 변천사를 보여 왔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1990년대 초중반까지는 정치인이나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주로 시구에 나섰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2년 삼성 라이온즈와 MBC 청룡의 개막전 시구를 했다. 이듬해에는 이원경 전 체육부장관이 마운드에 올랐다. 각 지역의 도지사나 시장들은 개막전 단골손님이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당대 인기 연예인들이 본격적으로 개막전 시구자로 초청됐다. 배우 채시라는 1996년 삼성과 OB(현 두산)의 개막전 시구자로 잠실구장을 찾았다. 한석규, 최민식, 이휘재, 이나영 등도 역대 개막전 시구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3년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잠실구장 시구에 나섰던 것처럼 기초단체장이나 정치인들도 꾸준히 개막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2000년대에는 스포츠 스타들이 야구장 개막 경기를 찾는 횟수가 늘었다. 프로야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박철순(전 OB)과 감사용(전 삼미)은 2002년과 2004년 마운드에 올라 원조 야구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프로농구에 신바람을 불러일으켰던 김승현(은퇴)의 2005년 시구도 이색적이었다. 혼혈 프로미식축구 선수였던 하인스 워드는 2006년 미국 슈퍼볼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뒤 시구자로 한국 땅을 밟았다. 2010년엔 이승훈, 모태범, 이상화 등 벤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시구의 맛을 봤다.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각 구단이 시구자로 일반인들을 초청해 구단과 팬, 선수가 함께 즐기는 문화가 조금씩 정착되고 있다. 2012년 문학구장에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시구자로 선정됐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로 이사가 예정됐던 지난해 대구시민야구장에는 마지막 시구자로 원년 어린이회원 박용현씨가 아버지와 아들과 함께 초청됐다.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는 양현종의 팬인 임지용 어린이가 시구를 맡았다.

1일 2016 프로야구 개막전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고척 스카이돔에서 첫 시구자로 나선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방문한다. 배우 박성웅은 잠실구장에 초청됐다.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스가 맞붙는 마산구장에는 야구 꿈나무 이기용, 이윤찬 군이 시구자와 시타자로 개막전의 시작을 알린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