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노려 대포폰·대포통장 개설시킨 일당 검거

입력 2016-03-31 15:29
사회초년생에게 접근해 대포통장과 대포폰 개설을 유도하고 이를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업자에게 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대포폰·대포통장을 모아 유통한 나모(27)씨와 윤모(35)씨 등 5명과 이를 사들인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한모(35)씨와 김모(48)씨를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나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휴대전화 유심칩 30여개와 대포통장 300여개를 모았다. 모집책인 임모(23)씨 등은 사회초년생과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접근해 돈을 준다고 꼬드겨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만들게 했다. 임씨는 통장을 개당 100만원에 나씨에게 넘겼고, 나씨는 도박운영자 한씨 등에게 통장을 개당 150만원에 팔아 7억여원의 이득을 챙겼다. 유심칩도 개당 20여만원에 팔았다.

모집 과정에서 임씨는 최신 휴대전화를 개통해 넘기면 그 자리에서 5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단말기 할부금과 휴대전화 요금도 내준다고 안심시켰다. 또 대포통장 개설해주면 명의자에게 한달에 70만원의 사용료를 주겠다고 해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쉽게 유혹에 빠져들게 했다.

한씨 손에 넘어간 유심칩은 도박사이트 홍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데 사용됐다. 대포통장은 해외 불법도박사이트 자금세탁용으로 쓰였다.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4개의 자금관리 총책을 맞고 있는 한씨는 이를 활용해 최근 6개월 동안에만 37억원의 순수익을 올렸다. 국내 총판인 김씨도 같은 기간 4억7000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국제범죄수사대는 “직업이 없어 급전이 필요하고 범죄 피해를 입어도 경찰 신고에 소극적인 사회초년생을 범행 대상으로 하고, 판매한 대포통장이 거래 정지될 경우 다른 것으로 대체해주는 등 사후관리까지 철저히 하는 모습을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 흐름을 분석해 추가 공범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