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영남서 유승민계 돌풍, 수도권과는 미정

입력 2016-03-31 15:11

경남 밀양시 내일동 밀양관아에 무소속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이 등장하자 관중들이 박수치며 환호했다. 유 의원은 31일 오전 9시 대구에서 무소속 류성걸(대구 동갑) 권은희(대구 북갑) 의원과 공동출정식을 마치고 곧바로 이곳으로 내달렸다.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창녕·의령·함안) 출정식을 시작으로 영남권 친유승민계 돌풍 시동을 건 셈이다.

유 의원은 기호 7번이 쓰인 조 의원 선거운동잠바로 갈아입고 유세에 나섰다. 그는 “조 의원은 300명 국회의원 중 가장 깨끗한 사람이고 당당한 정치를 한다”며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섰던 조 의원이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하고 절대 부패와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건전한 보수당을 만들기 위해 기필코 살아서 국회에 들어가겠다”며 “조 의원과 함께 당선돼 막말하고 무너지는 새누리당을 개혁하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행사 내내 유 의원과 사진을 찍거나 악수를 청하고 “조 의원 좀 팍팍 밀어주이소”라며 부탁하는 지지자가 줄을 이었다.

조 의원은 유 의원을 “박 대통령을 누구보다도 사랑한 죄 밖에 없는데 시샘과 이간질, 음모에 휘말려 비극적으로 원내대표에서 물러나야 했던 정치 선배이자 동지”라고 소개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정말 힘들고 외로울 때 남아서 지키고, 남은 임기 2년 박 대통령이 잘 되게 하고, 박수를 받으면서 물러나게 하고, 물러난 뒤 야당이 손 못 건드리게 하겠다”고 했다. 이번 선거가 박 대통령이 아니라 부당한 공천권을 행사한 친박계와의 싸움임을 부각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기류는 대구에서도 분명하게 읽힌다. 대구 무소속 3인방들도 오전 공동 출정식에서 새누리당의 공천 부당성을 부각하고 보수개혁을 강조하며 ‘바람’ 일으키기에 부심했다. 유 의원은 대구시민들을 향해 “작대기만 꽂아도 무조건 1번을 찍고 후보를 여기 빼서 저기로 옮겨도 무조건 찍어줄 줄 아는 새누리당을 바로세우는 데 앞장서겠다”고 각을 세웠다.

친박계를 향해 “저 한심한 사람들이 얘기하듯이 무소속에 욕하는 선거가 되서는 안 된다. 대구 미래를 좌우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대구 경제를 살리는데 저희 ‘삼총사’가 앞장 서겠다”고 했다. 복당 불가를 주장한 인사를 향해서도 “선거후에 그 분들이 당에 남아있을지 모르겠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유 의원은 다만 이재오 의원 임태희 강승규 후보 등 수도권 후보들의 ‘무소속연대’ 결성과 관련해선 “저희는 일단 대구·경북, 영남 쪽에 뜻이 맞는 무소속들끼리 협력하고 하는 형태이고 수도권과는 (연대를) 결정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 의원도 오전 라디오에 나와 “연대는 서로의 협력이나 시너지 효과를 바라고 하는 것인데 지금 딱 2주가 남았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별로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유 의원은 낮12시 30분 밀양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경남 창녕까지 조 의원과 함께 이동해 지원유세를 마치고 오후에는 다시 대구로 돌아가 류 의원 찬조연설에도 나섰다.

대구, 경남 밀양·창녕=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